동부 튀르크 언어들과 서부 튀르크 언어들의 동사 3인칭 복수 표현 차이

튀르크 언어를 알면 나머지 튀르크 언어들은 방언처럼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는 말을 꽤 접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아쉽게도 매우 쉽게 공부할 수 있는 것은 맞지만, 공부나 경험 없이 처음 듣는데도 방언처럼 쉽게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은 거의 틀린 말이에요. 동부 튀르크 언어들에 속하는 카자흐어, 키르기스어, 우즈베크어, 위구르어는 서로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고, 서부 튀르크 언어들에 속하는 튀르키예어, 아제르바이잔어, 투르크멘어는 서로 어느 정도 알아들을 수 있기는 하지만, 동부 튀르크 언어들과 서부 튀르크 언어들 사이는 진짜 잘 못 알아들어요.

글을 읽을 때야 몇 번씩 다시 보고 한참 유추해도 되니까 그래도 어느 정도 알아보지만, 실제 회화에서는 동부 튀르크 언어와 서부 튀르크 언어 사이는 그냥 아예 못 알아듣는다고 해도 되요. 실제 회화에서 소리는 생각하게 기다려주지 않고 한 번 울리고 끝나요. 이 때문에 동부 튀르크 언어와 서부 튀르크 언어는 회화에서는 아예 못 알아들어요. 아무리 발음이 비슷한 단어라 해도 그게 같은 단어라고 생각할 틈조차 주지 않아요.

게다가 비슷하다고 해도 완전히 달라지는 것들도 있어요. 이것도 상당히 큰 소통의 장애물이에요. 형태상 같은 단어이고 심지어 사전에서 뜻이 비슷하다고  해도 서로 어떤 뜻을 주로 사용하는지에 따라, 그리고 뉘앙스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장면을 지칭해서 의사소통 및 독해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든요.

이번 글에서 다룰 동부 튀르크 언어들과 서부 튀르크 언어들의 동사 접사 -sh 역시 뜻이 비슷하지만 달라서 동부 튀르크 언어와 서부 튀르크 언어 사이에서 서로 다른 장면을 지칭하는 문제를 야기하는 접사에요

여러 튀르크 언어들을 공부하다 보면 한 가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하게 되요.

튀르크인들이 서쪽으로 가며 문법이 크게 바뀐다


고대 튀르크 언어는 이후 문법적으로 약간 달라져요. 그런데 이 변화가 다시 더 서쪽으로 가면서 상당히 크게 변해요. 어떤 건 의미가 더해지기도 하고, 어떤 건 분화되었던 것이 다시 통합되기도 해요. 이러면서 동부 튀르크 언어들과 서부 튀르크 언어들이 매우 많이 달라졌어요.

이런 현상이 발생한 근본적 이유는 튀르크인들이 서쪽으로 이주하면서 모어가 튀르크어가 아닌 사람들 및 튀르크어 문법 구조와 완전히 다른 언어를 모어로 사용하던 사람들이 튀르크 언어를 모어로 받아들이고 사용하면서 문법도 크게 바뀌었기 때문이에요. 즉, 원래 튀르크인이 아닌 사람들이 튀르크인으로 동화되는 과정에서 이들이 워낙 많은 수를 차지하다 보니 언어도 그렇게 변화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동사 접사 miş/mish 와 ş/sh 에요.

꽤 오래 전 일이에요. 튀르키예어를 깊이 공부한 분과 튀르크 언어들의 문법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었어요. 이분은 동부 튀르크 언어는 공부하지 않은 분이셨어요. 그때 우즈베크어 o'qishadi 를 예로 들며 동부 튀르크어와 서부 튀르크어가 다르다고 이야기하자 그 분이 발끈하며 제가 잘못 알고 있고 잘못 배웠다고 지적했어요. 그러면서 sh접사가 상호이며, 이건 서로 함께 책을 읽는 것이거나 서로 시를 주고 받는 것이라고 이야기했어요. 제가 온갖 증거를 다 동원해서 그게 아니라고 반박하자 고개를 갸웃거리며 매우 떨떠름해하셨어요.




O'qishadi

너는 도대체 뭐냐

우즈베크어 o'qishadi 는 매우 초급 단계 문장이에요. '그들은 읽고 있습니다'라는 문장이에요. 영어로 They read. 어느 나라 언어든 동사 처음 배울 때 배우는 매우 쉬운 문장이에요.

그러나 이 초급 중에서도 초급 문장이 서부 튀르크 언어만 공부한 사람들에게는 미궁 같은 존재에요.




우즈베크어로 어근과 접사를 분석하면 위와 같아요. o'qi- (읽다) + -sh- (복수) + -a- (현재) + -di (3인칭) 에요. 여기에서 -a (현재) 는 2시제설로 분석하면 현재가 미완료로 바뀌어요. 그 외에는 다 똑같아요.

이건 너무 기초 수준이에요. 우즈베크어 공부를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 바로 배워요. 동사 배울 때 이거까지 쭉 배워요. 이 문법은 키르기스어, 카자흐어에도 똑같이 있어요.

그렇지만 동부 튀르크 언어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 눈에 O'qishadi 는 혼돈 그 자체에요. 이거 한 번에 제대로 해석하는 사람은 아예 없어요. 단언컨데 절대 없어요. 이게 서부 튀르크 언어들 문법과 정면 충돌하거든요. o'qi- 가 '읽다'라고 알려줘도 엄청 헤매요.




서부 튀르크 언어만 공부한 사람들 관점으로 동부 튀르크 언어에 속하는 우즈베크어 O'qishadi 라는 문장을 보면 위와 같이 보여요.

1. 서부 튀르크 언어에서 sh는 상호성을 나타내는 접사에요. 그렇기 때문에 '함께 ~하다'라는 의미가 되요.

2. a 접사 역시 상당히 이상한 접사에요. 딱 둘 중 하나에요. 첫 번째는 기원법을 썼다고 보는 것이고, 두 번째는 매우 이상하기는 하지만 a동부사를 그대로 시제로 쓴 거 아니냐고 추측하는 것이에요. 둘 다 서부 튀르크 언어를 꽤 공부한 사람이나 추측 가능해요. 기원법 과거 자체가 상당히 높은 레벨에서 배우는 것이고, a동부사를 그대로 시제로 쓴 거 아니냐고 추측할 정도라면 이런 문법 쪽으로 꽤 깊게 공부한 사람이거든요. 십중팔구는 여기에서부터 인상 확 찌푸려요.

3. di는 100% 무조건 과거로 해석해요. 왜냐하면 서부 튀르크 언어는 동사 현재시제에서 3인칭을 나타내는 접사가 없어요. 그래서 서부 튀르크 언어에서 di는 무조건 과거 접사에요. 그러니 di는 아예 예외가 존재하지 않아요. 무조건 과거로 해석해요.

이러면 각 단계에 따라서 나오는 해석이 아래와 같아요.

1. -sh-를 상호성으로 해석하기 때문에 '함께 책을 읽는 장면'을 떠올려요.

2. a동부사를 그대로 시제로 썼다고 생각할 확률은 극히 희박해요. 그보다는 십중팔구 고급 문법인 희망법 과거로 해석해요. 이러면 '~한다면 좋을 텐데'로 해석해요.

3. di는 100% 과거로 해석해요. 그렇기 때문에 '~였다'로 가요. 이건 무조건 이렇게 되요. 단 하나의 예외도 없어요.

이것들을 합치면 아래와 같은 결과가 도출되요.

그는 책을 함께 읽었기를 원했다.

그리고 이쪽 문화를 조금 더 깊이 아는 사람들이라면 희망을 완료로 표현하는 문화가 있음을 알고 '그는 책을 함께 읽기를 원한다'라고 해석해요.

동부 튀르크 언어 : 그들은 읽고 있다
서부 튀르크 언어 : 그는 함께 읽기를 원했다 (희망법 과거 -> 후회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읽다'를 알아도 어떤 장면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확 달라져요.

재미있는 점은 -sh-, -a-, -di 모두 다 심각한 충돌을 일으키고 오역에 심각한 영향을 끼쳐요. 아주 기본적이고 단순한 문장이지만, 동부 튀르크 언어와 서부 튀르크 언어의 문법 차이를 극명히 보여줘요.

제 경험상 제일 흥미로운 점은 바로 -sh- 접사였어요. 서부 튀크르 언어만 공부한 사람에게 우즈베크어 문법을 알려주면 O'qishadi 에서 a가 희망법이 아니라 시제접사라는 사실은 매우 빠르고 쉽게 그대로 잘 받아들여요. 그 뒤에 di 가 시제 접사 a 뒤에서는 시제접사가 아니라 3인칭 접사라고 하면 신기해하면서 받아들여요. 그런데 -sh- 접사가 단순히 3인칭 복수를 위한 접사라고 알려주면 꽤 거부감을 보였어요.




동부 튀르크 언어와 서부 튀르크 언어에서 동사 3인칭 복수 표현 차이


튀르크 언어에서 -sh- 접사는 상호 접사에요. 여기까지는 동부 튀르크 언어와 서부 튀르크 언어 모두 같아요.

그런데 동사 3인칭 복수 표현에서 둘이 완전히 달라져요.

1. 동부 튀르크 언어 (카자흐어, 키르기스어, 우즈베크어, 위구르어)

동부 튀르크 언어에 속하는 카자흐어, 키르기스어, 우즈베크어, 위구르어에서 3인칭 복수는 -sh- 접사로 표현해요. 이때 '함께'라는 의미는 없어요. 동작과 상황에 따라 '함께'라는 의미가 포함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함께'라는 의미는 없어요.

그래서 동부 튀르크 언어에서는 동사 3인칭 복수 표현은 아래와 같은 구조를 보여요.

과거 : 어근+sh+시제접사
현재 : 어근+sh+시제접사+3인칭접사

예시)

과거 : kelishdi : kel (어근, 오다) + i (보조모음) + sh (복수) + di (과거시제)
현재 : kelishadi : kel (어근, 오다) + i (보조모음) + sh (복수) + a (현재시제) + di (3인칭)

동부 튀크르 언어 과거에서 kelishdi 대신 keldilar 라고 해도 못 알아듣지는 않아요. 그러나 좋은 문법은 아니에요. 교과서, 교재 모두 3인칭 복수 과거는 keldilar가 아니라 kelishdi라고 가르쳐요. keldilar라고 하면 알아듣기는 하지만, kelishdi 라고 써야 더욱 좋다고 교정해줘요. keldilar 가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만, 엄격히 문법 따진다면 kelishdi를 쓰라고 해요. 그리고 이것은 실제 문어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다 이렇게 써요.

kelishdi라고 하면 함께 왔을 수도 있지만, 개별로 왔을 수도 있어요. 이때 기본적으로 '함께'라는 의미가 없어요. '그들이 왔습니다'라고 했을 때 반드시 '그들이' 동시에 함께 온 게 아닌 것과 똑같아요.

2. 서부 튀르크 언어 (튀르키예어, 아제르바이잔어, 투르크멘어)

서부 튀르크 언어에 속하는 튀르키예어, 아제르바이잔어, 투르크멘어에서 sh는 상호접사에요. 3인칭 복수에서 sh를 쓰면 '함께'라는 의미가 자동적으로 따라와요. 그래서 서부 튀르크 언어에서 동사 3인칭 복수는 lar를 붙이는 것으로 표현해요.

과거 : 어근+시제접사+lar
현재 : 어근+시제접사+lar

예시)

과거 : geldiler : gel (어근, 오다) + di (시제접사) + (3인칭 접사 생략) + lar (복수)
현재 : geliyorlar : gel (어근, 오다) + iyor (시제접사) + (3인칭 접사 생략) + lar (복수)

튀르크 언어들은 동사 어근 뒤에 접사를 붙여서 의미를 추가하는 것이 한국어와 달리 꽤 자유로워요. 그래서 서부 튀르크 언어에서 gelişdilar, gelişiyorlar 라고 만들어서 쓸 수도 있어요. 사전에는 gelişmek 이 '성장하다, 발달하다'로 나오지만, gelmek 에 상호접사 -ş-를 붙여서 만든 기본 의미인 '함께 오다, 서로가 서로에게 다가가다'라는 의미로 쓸 수도 있어요.

참고로 튀르크 언어들을 공부할 때 이런 접사 기본 의미를 잘 알아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에요. 사전에 gelişmek 이 '성장하다, 발달하다'라고 나온다고 gelişmek을 항상 반드시 '성장하다, 발달하다'로만 쓰는 건 아니거든요. gelmek 에 상호접사 -ş-를 붙여서 만든 기본 의미인 '함께 오다, 서로가 서로에게 다가오다'라는 의미로 쓰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접사 기본 의미를 간과하고 기계적으로 'gelişmek=성장하다, 발달하다'라고 해석하면 해석이 상당히 이상해져버리고 의미도 이해가 안 되는 일이 벌어질 때가 있어요.




얼마나 논리적으로 둘의 해석이 극단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가?

다시 우즈베크어 문장 O'qishadi 해석으로 돌아올께요. 서부 튀르크 언어만 공부하고 동부 튀르크 언어 문법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a-와 -di는 배워서 안다고 해도 -sh- 하나 때문에 해석이 얼마나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을까요?

실제로 서부 튀르크 언어를 공부한 사람들과 튀르크 언어 문법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sh- 해석에서 상당히 큰 차이를 보여요. -a-와 -di는 잘 받아들이는데 -sh- 해석 방법에서 거부감을 보이는 경우가 꽤 있어요.

논리적으로 추측해본다면, 동부 튀르크 언어에서 현재 시제가 -a- 접사로 표현한다고 하면, di가 서부 튀르크 언어에서는 무조건 과거를 의미하나, 동부 튀르크 언어에서 현재 시제에서 3인칭 접사라고 하는 걸 못 받아들일 건 아니에요. 왜냐하면 자기들이 생각해도 a로 끝내버리면 a동부사랑 구분이 안 되거든요. 그러니 a동부사와 구분하기 위해 3인칭 접사 di를 쓴다고 생각하면 논리적으로 못 받아들일 건 없어요.

그렇지만 -sh-가 단순히 복수라고 이야기해주면 매우 이상해하고, 그건 상호동사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꽤 많은 편이에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복수 표현이라면 lar를 붙이면 되는데 왜 어간 바로 뒤에 sh를 붙이냐는 거에요. 논리적으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안 나오기 때문에 거부감을 보이는 것일 거에요.

그러면 이제 O'qishadi가 논리적으로 어디까지 완전히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지 살펴볼께요.

먼저 o'qi- (oku-, oxu- 등) 의 기본 의미는 '읽다'에요. 여기에서 '공부하다'라는 의미도 파생되고, '시를 낭송하다'라는 의미도 파생되요. 그리고 '시를 낭송하다'에서 '노래를 부르다'라는 의미도 파생되구요.

-sh- 접사만 가만히 놔두고 우즈베크어 O'qishadi 를 튀르키예어로 바꾼다면 okuşiyor 가 되요. okuşiyor라고 해도 되고, okuşiyorlar라고 해도 되요. 튀르키예어 동사 변화에서 복수의 lar는 써도 되고 안 써도 되거든요.

여기에서 논리적으로 극단적으로 의미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요.

우즈베크어에서 O'qishadi 는 '함께'라는 의미가 없고 단순히 '그들은 읽고 있다'라고 했어요. 그리고 O'qimoq에는 '공부하다'라는 의미도 있어요. 그러니 시험 기간에 학생들이 문제집에 코 박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것도 O'qishadi 에요.

반면 튀르키예어 okuşiyorlar 는 '함께', '서로'라는 의미가 있어요. 튀르키예어 사전에 okuşmak 이라는 단어는 안 나오지만, '서로~하다'라는 상호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okuşmak 라고 만들어 쓸 수 있기는 해요. (실제 튀르크 언어들 사전에 모든 어근+접사 조합이 다 나오지는 않아요) 이러면 okuşmak 을 '시를 낭송하다'라고 보고 '서로가 서로에게 시를 낭송해주다'라고 상호 동사로 해석할 수 있어요.

시험 기간 도서관에서 각자 공부하기 vs 문학의 밤 축제 서로 시 읽어주기

완전히 달라져요. 재미있는 점은 이게 논리적으로 아무 문제 없고, 해석 방법에 있어서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이에요. 한쪽은 시험기간이고 한쪽은 축제인 완전히 극단적으로 다른 상황인데, 둘 다 논리적으로 이 해석이 맞다는 거에요. 오직 O'qishadi 와 okuşiyor 만 주고 해석하라고 하면 이렇게 둘을 완전히 다른 상황으로 읽어도 전혀 틀리지 않아요.

즉, 비슷하게 생겼다고 해서 그게 비슷하지 않아요. 완전히 다른 뜻을 표현해버릴 수도 있어요.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이유

이런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위에서도 말했어요. 보다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어요.

원래 고대 튀르크어에서 -sh-/-ş- 접사는 상호 접사였어요. 이후 고대 튀르크어가 변화하면서 -sh-/-ş- 접사를 활용해서 복수를 표현하는 용법이 생겼어요. '상호'라는 것 자체가 복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요. '서로에게 ~하다'라는 의미 자체가 복수에서만 존재하는 의미이기 때문에 -sh-/-ş- 접사를 활용해서 복수를 표현해도 문제될 것이 별로 없어요. 일단 기본적으로 복수이고, 여기에 동시성, 상호성 등이 포함되는 것이기 때문에 -sh-/-ş- 접사에서 기본적인 수 개념만 쓴다면 -sh-/-ş- 접사 자체가 복수 접사가 될 수 있거든요.

하지만 튀르크인들이 서쪽으로 이동하면서 원래 튀르크인이 아닌 사람들이 튀르크인으로 엄청나게 많이 동화되었어요. 이 과정에서 문법이 크게 바뀌었어요. 그 중 하나가 복수는 lar로 확실히 표현하고, -sh-/-ş- 접사는 상호의 의미로 사용하는 것이었어요. 복수를 일관되게 lar로 표현하면 복수를 매우 기계적으로 일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거든요. 3인칭 복수니까 어간 뒤에 sh부터 붙이고 뒤에 다시 3인칭임을 표시할지 고민하는 것보다 -sh-/-ş- 접사는 상호의 의미만 나타내는 접사로 사용하고 복수를 표현하고 싶다면 동사 맨 뒤에 일관되게 lar를 붙이라고 하는 것이 문법적으로 훨씬 단순해요.

이 때문에 동부 튀르크 언어들은 동사 3인칭 복수를 표현할 때 어간 뒤에 접사 -sh-를 붙이지만, 서부 튀르크 언어들은 동사 3인칭 복수를 표현할 때 제일 마지막에 lar를 붙이는 것으로 고정되었고, 서부 튀르크 언어들에서 -sh-/-ş- 접사는 상호의 의미로만 사용하게 된 거에요.

동부 튀르크 언어들의 문법과 서부 튀르크 언어들의 문법을 비교할 때 나타나는 차이점 중 이렇게 타민족이 튀르크인으로 엄청나게 동화되며 문법에 그들이 원래 쓰던 문법이 반영되기도 하고 문법이 단순화되기도 했다고 보면 꽤 이해되는 것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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