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가본 외국 음식 맛집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아랍국가 이라크
음식 맛집 바빌론이에요. 여기는 네이버 지도 및 카카오맵에는 '바빌론'으로
등록되어 있고, 구글맵에는 'Babylon restaurant Seoul'으로 등록되어
있어요.
"서울에 아랍 국가 음식들 뭐뭐 있지?"
서울에 아랍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여러 곳 있어요. 그런데 메뉴를 보면
대체로 샴 지역 -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팔레스타인 지역 음식들이에요.
한국에서 아랍 식당이라고 하면 대체로 이 지역 음식들을 파는 곳이에요.
'페트라 때문인가?'
한국에서 아랍 음식을 파는 식당은 원래 거의 없었어요. 1970~80년대 중동
진출에 대해 배우고, 아랍 국가들과 엮이는 일도 많고, 뉴스에도 여러 아랍
국가 뉴스가 나와서 아랍 국가들이 한국인들에게 생소한 국가들은 아니에요.
그렇지만 문화 교류는 의외로 상당히 적은 편이에요. '이슬람'과 '사막 기후'
때문에 아랍 문화에 대해 약간 배우기는 하지만 딱 거기까지에요. 교과서와
뉴스 밖으로 나와서 접촉하는 일은 의외로 별로 없어요. 애초에 우리나라에
아랍인들이 그렇게 많지도 않았구요.
한국에서 여러 외국 국가의 음식을 보면 특정 지역의 음식이 방송에 나오고
유명해지고 인기를 끌면 그쪽으로 급격히 쏠리는 경향이 있어요. 또한 하나가
유명해지면 대체로 다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구요. 그 이전에 200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 다양한 국가의 음식이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어요.
당장 양고기만 해도 즐겨 먹는 한국인들이 많아진 것이 2010년대 후반의
일이에요. 2010년대부터 양고기가 조금씩 퍼지기는 했지만, 2010년대 전반기만
해도 양고기는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는 식재료였고, 일반적인 한국인들은 잘 안
먹는 편이었어요. 양고기 특유의 육향이 워낙 이질적이고 익숙하지 않아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았던 데다, 양고기는 사실상 전량 수입하는 관계로
회전이 느리면 그에 비례해서 누린내가 심하게 나서 잘 모르고 먹으면 기분
나쁜 경험을 하기 일쑤였거든요. 그렇게 양고기가 한국인들 사이에 많이
퍼졌다고 해도 여전히 일반적으로 즐겨먹는다고 하기는 조금 어려워요. 당장
케밥집만 봐도 양고기 케밥 없는 케밥집이 수두룩하니까요.
한국에서 중동 음식을 파는 식당들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몇 없는 튀르키예
식당이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아랍 식당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엄청나게 적었어요. 기껏해야 이태원에 몇 곳 있는 정도였어요. 2000년대까지는
한국에서 튀르키예 음식 식당이 한국에서 맛볼 수 있는 중동 음식의 전부라
해도 맞는 말이었어요. 그 튀르키예 식당조차 별로 없었구요. 한국에서 아랍
음식을 먹고 싶다면 아랍 음식을 제대로 만들어서 파는 식당이 없다시피 하니
꿩 대신 닭으로 튀르키예 음식을 먹어야 하던 때였어요.
그러다 2010년대가 되면서 먼저 튀르키예 음식 중 케밥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어요. 특히 대학교 축제 먹거리 장터에서 튀르키예 치킨 케밥은 어느
축제를 가든 다 인기 폭발이었어요. 대학교 축제 뿐만이 아니라 세계 문화
축제에서도 닭고기 케밥은 항상 인기가 좋았어요. 그래서 터키 음식이 치킨
케밥을 통해 유명해지기 시작했고, 이를 계기로 튀르키예 음식이 하나 둘 널리
알려지고 퍼지기 시작했어요.
이후 범위가 조금 더 확대되어서 중동의 지중해 음식 중 몇 개가 널리
알려지고 퍼지기 시작했어요. 시작은 콩죽인 훔무스였어요. 이건 Hummus라고
쓰는데, 이걸 원래는 훔무스라고 읽어야 하지만 '허머스'라고 읽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아요. '허머스'라고 알려지기도 했구요. 훔무스는 고소한 콩맛이라서
한국인들 입에 잘 맞는 편이에요. 훔무스가 퍼지자 그 다음에는 팔라펠도 널리
알려졌어요. 팔라펠은 훔무스에 비해서는 한국에서 덜 퍼진 음식이에요.
또한 2010년대에 녹사평역 근처에 있는 이태원 페트라가 매우 유명해졌어요.
독특한 아랍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맛집이라고 상당히 널리 알려지고 엄청나게
유명해졌어요. 그 전에도 아랍 식당이 이태원에 몇 곳 있기는 했지만, 아랍
식당 중 사실상 처음으로 엄청나게 유명해진 곳은 페트라에요.
이때를 기점으로 아랍 식당들이 여러 곳 생겼어요. 그러나 한국인들에게도
나름대로 알려진 아랍 식당들은 십중팔구 '아랍의 지중해 지역 음식'으로, 샴
지역 -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 팔레스타인 지역 음식이에요. 그 외의 아랍
식당들은 잘 안 알려졌고, 없어진 곳도 많아요. 특히 2020년 사태때 많이
사라졌어요. 서울에서 샴 지역 음식이 아닌 아랍 음식을 파는 식당으로는
모로코 식당인 해방촌 모로코코 카페가 있어요. 나머지는 다른 아랍 국가
음식을 판매하더라도 어느 정도는 '지중해 음식' 카테고리에 발을 걸치고
있구요.
한편, 인천 송도 쪽은 약간 달라요. 이쪽은 중고차 매매를 위해 방문하는
아랍인 바이어들 및 그와 관련되어서 일하는 아랍인들이 있다 보니 아랍 식당이
여러 곳 있었고, '지중해 음식' 카테고리에 속하지 않는 곳들도 여러 곳
있었어요.
"한 번 찾아볼까?"
서울에 있는 아랍 식당들을 한 번 쭉 찾아보기로 했어요. 식당들을 찾아보면서
메뉴를 자세히 살펴봤어요.
"삼청동에 이라크 식당 있네?"
이건 진짜 의외였어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이라크 식당인 바빌론이
있었어요.
"이태원이 아니라 삼청동? 여기 진짜 이라크 식당 맞아?"
일단 위치부터 놀라웠어요. 이슬람 문화권 음식들은 서울에서 주로 이태원에
몰려 있어요. 이태원이 튀르키예, 파키스탄, 그리고 아랍 식당들이 많이 있는
곳이에요. 이유는 당연히 여기에 한국 최초의 모스크가 있어서 많은 무슬림들이
이쪽을 방문하기 때문이에요. 한때는 말레이시아의 말레이인들도 이쪽으로
몰려서 말레이시아 음식을 파는 식당도 여러 곳 있었구요. 그래서 보통
이슬람권 식당은 이태원에 있는 편이고, 여기를 벗어나면 거의 없어요.
기껏해야 튀르키예 식당인데, 튀르키예 식당도 잘 없어요. 그런데 전혀
생뚱맞은 삼청동이었어요. 위치도 그냥 삼청동이 아니라 삼청동 카페거리
입구였어요.
메뉴를 확인해봤어요. 메뉴를 보니 이라크 식당이 맞았어요.
"여기 가봐야겠다."
신기했어요. 이라크 식당이 서울, 그것도 삼청도에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어요.
아주 오래 전에 인천에 있는 이라크 식당을 가본 적이 한 번 있었어요.
인천이라면 이해해요. 인천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아랍 국가에서 중고차 바이어
및 중고차 매매와 관련된 사람들이 꽤 방문하는 곳이거든요. 이들 중에는
이라크인 바이어들도 있어요. 그래서 인천이라면 있을 만 해요. 그런데
이라크와는 거리가 상당히 먼 동네인 서울 삼청동에 있다는 사실에 더욱 흥미가
생겼어요.
저는 안국역에 갈 일이 있어서 안국역에서 걸어서 갔어요. 이라크 식당
바빌론은 진짜 삼청동 카페거리 입구 쪽이라서 국립민속박물관을 넘어가야
있어요. 운동도 하고 구경도 하며 걷고 싶다면 안국역에서 걸어가는 것도
좋지만, 웬만하면 광화문역에서 마을버스 타고 들어가는 게 나을 거에요.
안국역 2번 출구 기준으로 네이버지도에서는 도보로 13분 거리라고 나오거든요.
정독도서관 및 국립민속박물관 너머 북쪽에 있어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아랍국가 이라크 음식 맛집 바빌론 입구에는 메뉴판이
있었어요.
입구에는 이라크 국기가 걸려 있었어요. 국기 왼편 계단으로 올라가야
했어요.
서울 삼청동 이라크 식당 바빌론 안으로 들어갔어요.
제가 갔을 때는 아직 저녁 식사 시간보다 약간 이른 시각이었어요.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손님이 한 명 있었어요.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테이블마다 식기가 세팅되어 있었어요. 나이프를 중심으로 포크와 스푼이
교차되어 있었어요.
직원분들은 한국어를 할 줄 알았어요. 직원분께서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찍어서 주문을 하라고 알려주셨어요.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토스 주문
사이트로 연결되었어요. 토스 주문으로 메뉴를 주문하면 계산대로 알람이 가며
주문이 들어가는 시스템이었어요. 단, 결제는 그 자리에서 되는 것이 아니라
나갈 때 계산해야 했어요.
저는 믹스 그릴과 램 쿠지를 주문했어요.
'이라크는 생선 요리가 유명한데 이라크 물고기는 아닐 거잖아.'
이라크는 아랍권에서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는 국가에요. 한국에 널리 알려진
아랍권 문화는 대표적으로 걸프 연안 지역 아라비아 반도 문화에요.
초중고교에서 배우는 이슬람 문화 특징이 대체로 걸프 연한 지역 아라비아 반도
문화에요. 그 다음으로 알려진 게 이집트, 그 다음이 샴 지역이에요. 하지만
이라크는 이런 아랍 지역과 공통되는 문화도 있지만 이라크 특유의 문화가
있어요.
이라크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중심지에요. 그래서 농경 문화도 발달한
곳이에요. 또한 아랍 문화권에서 동쪽 최전방 지역이에요. 이라크 바로 동쪽
옆이 이란인데, 이란은 페르시아 문화권에 속해요. 그러니 당연히 아라비아
반도, 지중해권 아랍 문화와는 차이가 있어요.
그래서 이라크 문화는 다른 아랍 지역 문화과 약간 차이가 있어요. 음식 문화
역시 다른 아랍 지역과 차이가 있구요. 대표적으로 이라크는 민물 생선 요리도
발달했어요. 또한 농사가 잘 되는 비옥한 땅이기 때문에 여러 농작물을 활용한
음식들도 발달했구요.
원래는 이라크가 음식 문화가 꽤 발달한 국가이지만, 1990년대부터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에 별로 안 알려졌어요. 일단 이라크에 가는
사람들이 많고 관광객들이 먹고 맛있다고 입소문이 나야 음식이 유명해지는데
1990년대부터 계속 상황이 안 좋았으니까요. 지금도 이라크는
여행금지국가에요.
이라크는 민물고기 요리가 유명해요. 그러나 이라크 민물 고기를 수입해와서
만들었을 리는 없었고, 한국 생선을 이라크 생선 요리 스타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생선 요리는 주문하지 않았어요.
이라크 음식 렌틸콩 수프
먼저 렌틸콩 수프가 나왔어요. 이 수프 이름은 شوربة عدس 에요. '슈르바투
아드스'라고 해요. 이건 식전에 나오는 수프로,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서비스로
제공되었어요.
"진짜 오랜만에 먹네."
렌틸콩 수프는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었어요. 기본적으로 풋풋한 향이 살짝
느껴지는 것 같은 부드럽고 약간 고소한 묽은 콩죽 같은 맛이었어요. 여기에
가볍게 새콤한 맛이 첨가되었어요. 가볍게 새콤한 맛은 아마 레몬즙이 들어갔을
거에요. 예전에 아랍 지역에서 먹을 때, 그리고 한국에서 아랍 식당에서 먹을
때 렌틸콩 수프가 나올 때 레몬 조각이나 레몬즙도 같이 나오곤
했거든요.
렌틸콩 수프는 새콤한 맛이 있어서 이국적이지만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맛이었어요. 기본적으로 콩죽, 콩 수프이기 때문에 한국인들에게 어색하지 않은
맛이었어요.
이라크 음식 치킨 티카, 램 티카, 이라크 케밥
수프를 다 먹고 조금 기다리자 믹스 그릴이 먼저 나왔어요.
서울 삼청동 이라크 식당 바빌론 믹스 그릴 가격은 23000원이에요. 메뉴판에는
'이라크 케밥, 치킨 티카, 램 티카 삼총사를 즐길 수 있는 메뉴'라고 소개되고
있었어요. 개별 케밥을 주문할 수도 있지만, 일부러 믹스 그릴을 주문했어요.
소개문을 보니 이라크 케밥, 치킨 티카, 램 티카가 각각 하나씩 나오는
메뉴였기 때문이었어요. 게다가 저는 저 혼자 먹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골고루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더 좋았어요.
"야채도 구워서 올라왔다."
서울 삼청동 이라크 식당 바빌론 믹스 그릴에는 구운 양파, 구운 방울
토마토와 더불어 구운 고추도 있었어요. 이라크 음식 특징 중 하나가 아랍 음식
중 고추를 나름대로 활용하는 편이에요. 다른 아랍 지역 음식들은 고추를
활용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붉다면 십중팔구 토마토, 파프리카에요. 그런데
이라크는 지역과 요리사 취향에 따라 고추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구운
고추는 한국화되어서 올라왔다기 보다는 진짜로 이라크에서 고추도 먹어요.
많이 먹고 흔히 먹지는 않지만 먹어요.
위 사진에서 가장 윗쪽에 있는 케밥이 치킨 티카, 그 다음이 램 티카, 접시
제일 바깥쪽 아래에 있는 것이 이라크 케밥이에요.
먼저 치킨 티카부터 먹었어요. 역시 구운 닭고기는 전세계인 누구나 다
좋아하는 맛이었어요. 기본적으로 구운 닭고기 맛이었고, 여기에 향신료 향이
연하게 첨가된 맛이었어요. 이건 당연히 맛있었어요.
그 다음에는 램 티카를 먹었어요. 램 티카는 약간 짭짤했어요. 잘 구운 양고기
케밥이었어요. 양고기를 덩어리로 잘라서 구운 케밥이었어요. 양고기는 탄력이
있었고, 불로 구운 향과 양고기 향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어요. 불에 직접
구운 양고기 스테이크 같은 맛이었어요.
그 다음은 바로 이라크 케밥이었어요. 이라크 케밥은 아랍어로 كباب عراقي
라고 해요. '카밥 이라키'라고 읽어요. 이라크 케밥은 다진 고기에 향신채를
섞어서 뭉쳐서 만든 케밥이에요.
이라크 케밥의 식감은 단단하게 뭉친 함박 스테이크와 비슷한 식감이었어요.
미트볼이나 함박 스테이크의 식감을 떠올리면 거의 같은 식감이었어요. 포크로
쪼개듯 베어서 먹을 수도 있기는 했지만 표면이 단단한 데에 비해 속은
부드러웠기 때문에 그렇게 먹으면 케밥 속부분부터 부서지며 케밥이
부스러졌어요. 그러니 칼로 썰어먹는 게 훨씬 나았어요.
이라크 케밥은 맛이 진했어요. 램 티카에 비해 진한 맛과 향이 났어요.
고소하고 맛있었어요. 그러나 육향도 램 티카에 비해 진한 편이었기 때문에
양고기 향이 익숙하지 않다면 램 티카에 비해 어려울 수도 있을 거에요.
소스는 두 종류가 나왔어요. 저는 하얀 요거트 베이스 소스에 찍어먹는 것이
더 좋았어요. 하얀 요거트 소스와 케밥들이 매우 잘 어울렸어요. 요거트 소스를
찍어먹으면 요거트 소스가 케밥에 예쁜 옷을 입혀준 맛이 되었어요.
구운 고추는 꽤 매웠어요. 매운 것을 잘 못 먹는다면 구운 고추는 조금만
잘라서 일단 맛보고 다 먹을지 결정하는 게 좋을 거에요.
케밥을 먹고 있는데 제가 주문한 램 쿠지가 나왔어요.
이라크 음식 쿠지
"양다리가 푸짐하다!"
양다리가 컸어요. 뼈 한 쪽은 센스 있게 알루미늄 호일로 감싸서 나왔어요.
이렇게 보면 알루미늄 호일을 잡고 손으로 들고 뜯어먹어도 될 것처럼 보여요.
하지만 매우 부드럽게 잘 익었기 때문에 그렇게 뼈를 손으로 잡고 먹는 건 안
되었어요.
메뉴판에 램 쿠지는 '라이스 대표 메뉴! 특제 소스에 조린 신선한 양사태'라고
소개되고 있었어요.
램 쿠지 가격은 22000원이었어요.
쿠지는 아랍어로 قوزي 라고 해요. 어린 양의 고기에 향신료를 섞은 양념을
바르고 오랜 시간 천천히 구워서 만든 음식이에요. 이렇게 구운 양고기에 보통
밥을 곁들여요. 이때 밥은 비스마티 쌀로 만들고, 밥에도 양고기 육수와
향신료를 넣어요. 진짜 매우 화려하게 만들 때는 밥 위에 건포도와 견과류를
듬뿍 올려요. 그래서 쿠지는 이라크의 대표 음식 중 하나에요. 쿠지에서 메인은
양고기이지만, 밥도 꽤 중요해요.
먼저 쿠지의 양고기는 정말 맛있었어요. 양고기 누린내가 하나도 없었어요.
살점은 너무 부드러웠어요. 생긴 건 뼈 잡고 입으로 뜯어먹게 생겼지만, 살이
매우 부드럽게 익어 있었기 때문에 알루미늄 호일이 감긴 부분을 잡고 뼈를
들면 살점이 자기 무게를 못 이기고 아래로 축 늘어졌어요. 포크로 가볍게
건드리면 뼈에서 살점이 완전히 싹 분리되었어요.
이렇게 분리된 살점은 포크 만으로도 찢어먹을 수 있었어요. 진짜 상당히
부드럽고 촉촉했어요. 양고기의 고소한 맛과 은은한 향신료 향이 매우 잘
어울렸어요. 양고기가 메이크업을 하기는 했는데 너무 자연스럽게 메이크업을
한 맛이었어요. 양고기는 매우 야들야들했고 씹을 때 매끄럽게 잘 씹혔어요.
질겅질겅 씹는 느낌이 없었어요.
밥은 구수하고 고소했어요. 밥 위에는 튀긴 양파가 올라가 있었어요. 밥은
건포도와 견과류를 듬뿍 올린 잔치 음식으로써의 쿠지에 비하면 간략한
모습이었어요. 밥 맛 자체는 구수하고 고소한 밥으로, 무난한 편이었어요.
대신에 이건 같이 올라와 있는 튀긴 양파 조각, 그리고 사이드에 있는 양파가
밥 맛, 더 나아가 음식 맛 전체를 확 끌어올렸어요. 특히 사이드에 있는 양파가
느끼한 맛을 잡고 시원한 맛을 더해줘서 별 거 아닌 거 같은 양파가 전체적인
맛을 매우 크게 끌어올렸어요. 옛날에 중동에서 먹었던 잔치 음식으로써의
쿠지에 비하면 단정해지고 차분하지만 매우 세련된 맛이었어요.
쿠지에 같이 나온 붉은색 소스는 조금 짭짤했어요. 그런데 양고기 자체가 이미
맛이 맞춰져서 나왔기 때문에 소스를 안 찍어먹어도 되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양고기를 소스에 안 찍고 순수하게 고기와 밥, 야채를 먹는 것이 더
좋았어요.
램 쿠지는 상당히 맛있었어요. 제대로 맛있게 만들었어요. 양도
만족스러웠어요.
"여기 나중에 또 와야지!"
서울 삼청동 이라크 식당 바빌론은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한국인들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어요. 직원분들도 한국어를 할 줄 알았고 친절했어요. 다
먹고 계산할 때는 입맛에 맞았냐고 물어봐줬어요. 그리고 만약 케밥을 주문하고
싶다면 믹스 그릴로 주문해서 세 종류 모두 골고루 먹는 걸 추천해요. 케밥은
믹스 그릴로 주문해서 치킨 티카, 램 티카, 이라크 케밥을 맛보고, 다른 것을
더 주문하면 더욱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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