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가본 외국 음식 맛집은 서울 용산구 6호선 녹사평역에 위치한 아랍국가
예멘 음식 맛집 Arabic night 에요. 여기는 네이버 지도에는 Arabic night 로
등록되어 있고, 카카오맵에는 아라베크 나이트 레스토랑으로 등록되어 있고,
구글맵에는 Arabic night-아라베크나이트라고 등록되어 있어요. 지도마다 식당
이름이 다르게 등록되어 있어요. 그래서 찾을 때는 전화번호인 02-790-6887로
찾는 게 더 편해요.
외국 음식을 하나 먹고 싶어졌어요. 외국 음식 중에서도 아랍 음식을 먹고
싶었어요. 서울 이태원 근처에는 아랍 식당들이 몇 곳 있어요. 이쪽은 주로
레반트 지역 - 레바논, 요르단 등의 음식을 판매하는 식당들이에요.
'아랍 음식은 예전에 인천에 많이 있었는데.'
외국 음식을 파는 식당은 외국인들이 많이 오는 곳으로 가야 많이 있어요.
그런데 이게 외국인들마다 많이 가는 곳이 달라요. 한국 방문 목적도 다르고,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도 다르거든요. 게다가 이들은 나름의 거점이
있고, 그 거점에 가야 그 나라 사람들의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있어요. 단순히
외국인이 많다고 해서 거기에 모든 외국 음식이 있지는 않아요. 잘 보면 이런
특징이 보여요.
서울을 예로 들면, 외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 많은 곳은 제일 먼저 이태원을
떠올리기 마련이에요. 이태원에는 다양한 외국 음식이 있기는 하지만, 이쪽은
파키스탄과 터키 쪽이 많아요. 아프리카 식당이 몇 곳 있고, 아랍 식당이 몇 곳
있구요. 흔히 말하는 이태원역 주변은 파키스탄과 터키 쪽 식당이 많고, 여기에
터키와 가까운 레반트 지역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있어요. 한때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식당들도 여럿 있었지만, 요즘은 예전에 비해서는 적어요.
서울 대림동, 가리봉동이야 워낙 유명하니 말할 필요조차 없구요. 서울
대림동, 가리봉동은 중국 식당이 많아요. 성수동과 매우 가까운 자양동도 중국
식당이 많구요.
서울 종로구의 동쪽 끄트머리인 동대문역 창신동은 다시 종로를 기준으로
동대문역 3번 출구에는 네팔 식당이 밀집해 있고, 그 반대편에는 중국 식당이
밀집해 있어요. 동대문역 3번 출구는 네팔 타운이고, 맞은편은 동대문 시장
때문에 중국인들이 많아요.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가까운 중구 광희동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일대에는
몽골과 중앙아시아, 러시아 식당이 밀집해 있어요. 이쪽은 중앙아시아 거리로
잘 알려져 있어요. 이쪽은 소련 붕괴 후 구소련권 사람들이 이쪽을 거점으로
삼아서 모였기 때문에 이 지역 음식을 파는 식당들이 많아요. 특히
우즈베키스탄 식당이 많은 편이에요.
즉, 같은 서울이라 하더라도 수가 되는 외국인들은 그들의 거점이 다르다 보니
그 지역으로 가야 그 지역, 그 나라의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있어요. 그리고
더 넓게 보면 한국에서도 외국인들이 몰리는 지역들마다 다양한 외국인이
몰리지는 않아요. 어떤 지역은 태국이 많고, 어떤 지역은 베트남 사람들이
많고, 어떤 지역은 파키스탄 사람들이 많고, 어떤 지역은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많고, 어떤 지역은 네팔 사람들이 많고, 어떤 지역은 스리랑카 사람들이 많고,
어떤 지역은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이 많아요. 학교든 공장이든 특정 국가
사람들에게 한 번 뚫리고 평이 괜찮으면 그쪽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거든요.
이는 외국에서의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에요. 한국인 관광객들이 유독 선호하는
곳이 있고, 한국인 체류자들이 유독 몰려 살고 잘 가는 곳이 있어요.
수도권에서 아랍 음식은 예전에 인천 송도에 많았어요. 한국으로 오는
아랍인들 중 중고차 매매 때문에 오는 사람들이 꽤 있었거든요. 그래서 인천
송도에 아랍 식당들이 여럿 있었었어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인천
자체도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가려고 하면 시간 꽤 걸리는데 그 인천에서도
특히 송도는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가기 불편한 곳이라 갈 일이 아예 없다시피
하거든요.
"예멘이 있을 건가?"
한국과 아주 거리가 멀 거 같은 예멘. 예멘은 2025년 기준으로 아직까지도
여행금지국가에요. 원래부터 한국과 큰 인연이 있는 나라는 아니에요.
한편으로는 한국과 큰 인연이 있는 나라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꽤 많이 알려진
아랍국가이기도 해요. 학교에서 '통일'에 대해 배울 때 예멘의 통일 사례도
배우기 때문이에요. 예멘은 정치적 합의로 통일되었다가 이후 재차 분열 후
무력 통일이 이뤄진 나라에요. 이것은 통일에 대해 배울 때 배우는 거라
한국인들에게 기초 상식이에요. 이 때문에 예멘은 한국과 별 인연이 없는
국가이지만 한국인들에게 꽤 알려진 나라에요.
"예멘 음식 먹고 싶네."
예멘 식당이 제주도에는 있어요. 2018년 제주 난민 사태때 예멘인들이
제주도로 대거 입국했고, 이 중 한 명이 제주도 사람과 결혼하고 예멘 식당을
차렸어요. 이 식당이 제주시 탑동 이마트 근처에 있는 아살람 레스토랑이에요.
그리고 중앙로 쪽에 있는 와르다 레스토랑도 예멘 식당이에요.
한때 서울 이태원에 예멘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었어요. 식당 이름은 페르시안
랜드였어요. 식당 주인은 예멘인이었고, 이란 음식도 몇 가지 같이 팔기는
했지만 예멘 식당이었어요. 여기를 가면 예멘 음식을 맛볼 수 있었어요. 그러나
이후 이 식당이 사라졌어요.
"예멘 음식 파는 식당 찾아볼까?"
예멘 음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만디였어요. 만디는 예멘 음식 중
상당히 유명한 음식이에요.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어서 화덕을 만든 후 그
화덕에서 고기를 익힌 음식이에요. 이렇게 고기를 익힌 후에 장립종 쌀과 같이
제공하는 음식이에요.
서울에 혹시 예멘 식당이 있는지 찾아봤어요.
"있네?"
서울 녹사평역에 Arabic night 라는 식당이 있었어요. 여기가 예멘 음식을
파는 식당이었어요. 샴 지역 음식과 예멘 음식이 메뉴판에 분리되어서 적혀
있었어요.
"여기 가야겠다."
그래서 서울 녹사평역으로 갔어요. 녹사평역 1번 출구로 나간 후 육교를
건너서 녹사평대로를 건넌 후 북쪽 남산 방향으로 걸어갔어요. 조금 걸어가자
아라베크나이트가 나왔어요.
건물 왼편에 위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었어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가서 아라베크나이트 식당으로 들어갔어요.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자리를 잡고 앉자 직원분이 메뉴판을
갖다주셨어요.
위의 메뉴들은 샴 지역 음식이에요. 샴 지역은 아랍 지역 중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팔레스타인 지역이에요.
이건 예멘 음식이에요. 예멘 음식은 세 종류 있었어요. مظبي 라고 적혀 있는
음식은 마다비로, 이게 만디에요. فحسة 라고 적혀 있는 것은 파흐사에요. مجلجل
이라고 적혀 있는 음식은 무잘잘이에요.
저는 만디와 파흐사를 주문했어요.
"이것은 원래 빵과 같이 주문하는 건데 괜찮으시겠어요?"
"예. 양 많아서요."
직원분이 제게 파흐사는 원래 빵과 같이 먹는 건데 이것만 주문해도 되겠냐고
물어봤어요. 직원분이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혼자 왔는데 파흐사를 주문할
거라면 만디 대신에 빵을 시키는 것이 나을 거라는 뉘앙스였어요. 저는 그냥
양이 많기 때문에 빵은 주문하지 않고 파흐사를 만디와 먹겠다고 했어요.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식당 안을 둘러봤어요. 아라베크나이트는 창가쪽이
물담배를 즐기는 공간이었어요.
식기 세팅은 위와 같았어요.
예멘 음식 만디
조금 기다리자 먼저 만디가 나왔어요.
"만디 맞네."
메뉴판에는 마다비라고 되어 있었지만, 만디가 맞았어요.
만디는 장립종 쌀로 만든 비리야니 위에 양고기가 올라가 있었어요.
"역시 이 맛이야."
만디 위에 올라가 있는 양고기는 매우 부드러웠어요. 포크만으로도 쉽게
살점이 분리되었어요. 겉보기에는 구운 양고기라서 약간 질겨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촉촉하고 부드러운 양고기였어요. 포크로 살점을 찍어서
포크를 기울이며 잡아당기면 고기가 쉽게 뜯어졌어요. 살점을 뜯어서 안쪽으로
보면 약간 보랏빛이 도는 육질이 보였어요.
만디 위에 올라가 있는 양고기는 색은 붉지만 매운 맛과는 거리가 매우
멀었어요. 안 매웠어요. 한국 음식에서는 붉은색이 매운맛을 의미하지만, 아랍
음식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양고기는 고소했어요. 퍽퍽하지 않고 탄력 있고
부드러운 식감이었어요. 질겅질겅 씹는 식감이 아니라 우물우물 씹는
식감이었어요. 향신료가 위에 뿌려져 있기는 했지만, 중앙아시아 케밥 및
중국의 양꼬치 보다는 향신료 향이 매우 적었어요.
양고기 육향도 잘 느껴졌어요. 양고기 육향은 중국 양꼬치 및 중앙아시아
케밥에 비해서는 약간 강하게 느껴졌어요. 이유는 향신료 때문이 아니라
화덕에서 구운 고기였기 때문이었어요. 중국 양꼬치 및 중앙아시아 케밥은 직화
숯불구이에 가깝기 때문에 고소한 불냄새가 육향을 약간 덮어요. 반면 만디
위의 고기는 그런 불 향기가 없었기 때문에 양고기 특유의 향이 보다 잘
느껴졌어요.
아래에 깔려 있는 밥은 약간 고소했어요. 특별히 맛이 강하게 잡힌 맛은
아니었어요. 고소한 향이 더해진 심심한 볶음밥 같은 맛이었어요.
소스는 토마토와 향신료를 갈아서 만든 맛이었어요. 이 소스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맛이었어요. 소스 맛은 차가운 맛이었어요. 소스가 안 뜨겁고
차가운 것도 있지만, 맛 자체도 차가운 느낌을 주는 맛이었어요. 토마토
소스이기는 하지만, 향신료 향 때문에 이질적이고 색다른 맛이었어요.
예멘 음식 파흐사
위 사진은 제가 주문한 파흐사에요. 파흐사는 뚝배기에 담겨서
나왔어요.
파흐사는 국물이 별로 없었어요. 팔팔 끓고 있는 상태로 나왔는데, 처음부터
국물이 매우 자작했어요. 끓는 게 조금 식기를 기다렸더니 국물이 거의 다
졸아든 상태였어요.
예멘식 장조림!
파흐사 맛은 예멘식 양고기 장조림이었어요. 양념 맛은 한국의 쇠고기
장조림에서 짠맛이 2/3 정도로 줄어든 맛이었어요. 여기에 한국의 쇠고기
장조림의 간장 냄새 대신에 향신료 향이 아주 살짝 섞인 맛이었어요. 그리고
고기 맛은 당연히 양고기였기 때문에 양고기 맛이었구요. 그래서 파흐사 맛은
예멘식 양고기 장조림이라고 표현하면 딱 맞을 맛이었어요.
"파흐사 시키지를 잘 했다."
파흐사는 만디의 쌀밥과 매우 잘 어울렸어요. 장조림과 밥을 먹는데 이걸
예멘식 장조림에 예멘식 밥으로 바꿔서 먹는다고 생각하면 딱 맞을 맛이었어요.
이렇게 먹으니 남귤북지라는 고사성어가 떠올랐어요. 크게 보면 비슷한데 맛은
분명히 차이가 있었어요. 파흐사는 원래 빵과 같이 먹는 음식이지만, 장립종
쌀로 만든 비리야니와 함께 먹어도 꽤 잘 어울리는 맛이었어요.
만디와 파흐사 모두 깔끔히 먹었어요. 이 정도면 꽤 맛있었어요. 너무
이질적이지 않고 익숙하게 먹을 수 있는 아랍음식이었어요.
서울에서 예멘 음식을 먹고 싶다면 녹사평역에 있는 Arabic night가 있어요.
만디와 파흐사를 같이 먹는다면 친숙하면서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여럿이 갔을 때 파흐사는 혼자 따로 주문하는 것보다는 가운데에 놓고 반찬처럼
먹는 게 더 어울릴 맛이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식당은 지도마다 식당 이름이 다르게 등록되어 있어요.
지도에서 검색할 때 식당 이름을 잘 확인하고 각 지도 서비스에 맞춰서
검색해야 해요. 안 그러면 검색 결과가 안 나와요.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