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강을 넘지 마오.
상당히 상징적인 문장이에요. 매우 유명한 문장이기도 하구요. '님아, 그 강을
넘지 마오'에서 '강'은 이승과 저승을 가르는 삼도천을 의미해요. 삼도천을
건넌다는 말은 이승에서 저승으로 - 즉 죽음을 의미하구요.
꼭 삼도천만 그럴까?
'님아, 그 강을 넘지 마오'라는 문장은 보통 죽는 사람에게 죽지 말라고
애원하고 절규하는 의미로 사용되요. 그런데 실제 현실 속의 지리를 살펴보면
'강'이라는 존재는 지역을 가르는 확실한 경계 중 하나에요. 강 하나 사이에
두고 동네가 바뀌고 사회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어요. 현실 세계에서도 강을
건너는 것은 다른 사회,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행위인 경우가 많아요.
님아, 중랑천을 넘지 마오.
예전에 친한 동생이 중랑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중랑천이란 '님아, 그 강을
넘지 마오' 같은 존재라고 이야기했었어요. 그 말을 듣고 웃음이 빵
터져나왔어요. 비유가 너무 찰져서요.
님아, 한강을 넘지 마오?
한강은 매우 커요. 한강을 걸어서 건너려면 꽤 오래 걸려요. 걸어서 건널 수는
있어요. 한강에 있는 다리들은 대부분 인도와 자전거 도로가 있거든요. 한강
다리에 있는 인도 따라서 걸어가면 한강을 걸어서 건너요. 한강을 자동차로
건너는 사람들까지 합치면 매일 어마무시하게 많은 사람들이 한강을 건너고
있어요. 하지만 한강은 강폭이 매우 넓은 강이에요. 분명히 지리적으로 매우
확실한 분단선 역할을 할 만한 강이에요.
서울에서 한강을 기준으로 북쪽을 강북, 남쪽을 강남이라고 해요. 언론에서는
강북과 강남에 대해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도해요. 하지만 막상
서울에서 살아보고 서울을 돌아다녀 보면 한강은 의외로 그렇게 큰 차이를
야기하지 않아요. 강북의 중심 종각역 일대와 강남의 중심 강남역 일대는
차이가 많이 나기는 하지만, 강북과 강남의 중심지를 제외하고 보면 강남과
강북은 엄청난 심리적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아요. 많은 서울 사람들이 강남과
강북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구요.
직장과 거주지까지 가지 않더라도 당장 대학교만 해도 서울의 한강 이남
지역보다 서울의 한강 이북 지역에 압도적으로 많이 몰려 있어요. 한강 이남권
강남에서 사는 20대 중 서울에서 대학교 다니는 학생이라면 강북권에 있는
대학교 다닐 확률이 강남권에 있는 대학교 다닐 확률보다 압도적으로 높아요.
서울에 있는 어지간한 대학교는 거의 다 강북에 있다고 해도 되니까요.
이렇듯 한강은 과거에는 천혜의 장벽 역할을 했고 지리적으로 분명히
사회문화적 경계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한강 넘는 것은 매우 쉽고,
오늘도 매우 많은 사람들이 한강을 넘어다니고 있어요. 서울을 단순히 한강
하나로 강남과 강북이 차이난다고 하는 건 엄청난 무리에요. 당장 강남이라고
해도 강서구, 관악구와 서초구, 강남구는 엄청나게 다른데요.
중랑천은 한강으로 흐르는 하천.
하지만 '님아, 중랑천을 넘지 마오?'라면?
매우 재미있는 점은 중랑천은 한강으로 흐르는 하천이지만, 지역적 경계이자
사회문화적 경계 역할은 한강보다 훨씬 더 강력해요.
중랑천은 한강보다 건너가기 오히려 더 불편하거든.
중랑천은 한강보다 건너기 더 불편한 편이에요. 특히 서울에 있는 중랑천은
동부간선도로가 있어서 중랑천 진입할 수 있는 곳도 매우 제한되어 있어요.
이래서 중랑천을 건너는 건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나 고작
하나의 하천을 넘어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져요.
이게 이해가 잘 안 된다면, 지도를 보면 되요. 지하철 노선만 해도 중랑천
서편은 수도권 전철 1호선, 중랑천 동편은 수도권 전철 7호선이 지나가고,
1호선과 7호선의 환승역은 도봉산역 하나 있어요. 중랑천을 건너는 전철 노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랑천 서편은 1호선 생활권, 중랑천 동편은 7호선
생활권이에요.
중랑천을 건넜어요.
'이제 금오동 촬영이다.'
의정부동에서 중랑천을 건너면 금오동이 나와요. 중랑천을 건넜으니 금오동을
촬영하는 셈이었어요.
경기도 의정부시 중랑천 호국로1351번길 밤 풍경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어요.
호국로1351번길은 중랑천을 따라 걸어가는 길이었어요.
여기에 왜 자전거가 매달려 있는가?
의자가 놓여 있는 것은 이쪽 주민분들이 여기 와서 쉬며 잡담하는 장소라고
추측하고 넘어갈 수 있었어요. 그런데 뜬금없이 중랑천 담장에 자전거가 매달려
있었어요.
'여기는 자전거 도로도 아닌데?'
자전거는 담장 너머 아래 중랑천에서 타는 거고, 여기는 자전거 도로가
아니었어요. 왜 자전거가 매달려 있는지 궁금했어요.
날이 쌀쌀해서 중랑천을 걷는 사람이 없었어요. 시간이 늦어서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날이 추워서였어요. 새벽 2시, 3시 같은 모두가 다 잠을 잘
시간에도 중랑천 가보면 산책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중랑천은 얼어붙지
않았지만, 이 시각에 산책하기에는 매우 추운 날씨였어요.
경기도 의정부시 중랑천 호국로1351번길 밤 풍경 영상 촬영을 마쳤어요.
아래 영상은 이때 촬영한 경기도 의정부시 중랑천 호국로1351번길 밤
풍경이에요.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제가 걸은 호국로1351길은 금오동이 아니라
의정부1동이었어요. 중랑천 너머 아주 살짝 있는 의정부1동 구역이었어요. 이
길에서 살짝 더 중랑천 반대 방향으로 더 들어가야 금오동이었어요. 이렇게
의정부1동 골목길 영상만 3개 찍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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