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노량진 배수지 교차로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촬영하고 난
다음이었어요. 노량진역은 유인 24시간 카페가 없는 곳이에요. 과거에는
있었지만, 현재는 점원이 지키고 있는 24시간 카페는 없어요.
'노량진 간 다음에 어디 가지?'
노량진을 간 후에 어떻게 할 지 고민하며 지도에서 심야시간에 영업하는
카페를 검색해봤어요. 만약 노량진에 무인 24시간 카페조차 없다면 노량진에서
그 다음에 갈 곳을 잘 찾아서 가야 했어요. 비가 그치기는 했지만, 일기 예보를
보면 새벽에 비가 재차 내릴 거라고 하고 있었어요. 무인 24시간 카페가 없는데
비까지 쏟아진다면 정말 답 없는 상황일 거였어요.
"있다!"
노량진에 무인 24시간 카페는 있었어요. 노량진 컵밥거리 근처에
있었어요.
"다행이다."
노량진 컵밥거리라면 제가 노량진역 방향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흑석동에서
출발해서 노량진역을 향해 가고 있었기 때문에 노량진역으로 가기 전에 먼저
노량진 컵밥거리부터 거쳐가야 했어요. 노량진에 있는 무인 24시간 카페는
노량진 컵밥거리에서 흑석동 방향 끄트머리에 위치해 있었어요. 이러면 원래
계획하고 가던 방향으로 걸어가면 노량진 무인 24시간 카페에 갈 수
있었어요.
노량진 컵밥거리 근처에 있는 무인 24시간 카페를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언제든 비가 다시 내릴 수 있었어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습도였어요. 안개
사우나 안에 들어가 있는 정도라고 하는 건 매우 지나친 과장이었지만, 목욕탕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습도는 되었어요. 하늘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어요. 운이 좋다면 비가 안 오고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이번에는 기상청
일기예보가 맞을 것 같았어요.
'노량진은 오늘 못 해도 컵밥거리까지는 촬영해야 해.'
서울 노량진은 크게 세 방향으로 구분해서 접근할 수 있어요. 노량진역을
중심으로 첫 번째는 서쪽 대방역으로 가는 방향이에요. 두 번째는 노량진역에서
남쪽 상도역으로 가는 방향이에요. 세 번째는 노량진역에서 동쪽 노들역으로
가는 방향이에요. '노량진'이라는 동네를 한 번에 다 촬영하는 것은
무리였어요. 무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썩 좋은 선택은 아니었어요.
노량진은 교통의 요지에요. 그렇기 때문에 특히 심야시간에 돌아다니면서
영상을 촬영할 거라면 노량진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촬영하거나, 반대로 노량진 주변 지역에서 노량진을 향해 걸어가며 영상을
촬영하는 것이 경로 면에서 좋아요. 만약 노량진만 작정하고 다 촬영해버리면
나중에 노량진 주변 지역을 촬영할 때 결국 또 노량진 와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경로에서 불필요하 낭비가 발생해요. 이 때문에 노량진은 노량진을 한 번에 다
촬영하고 끝내버리겠다고 접근하기 보다는 노량진을 크게 세 구역으로 가른 후
주변 지역과 묶어서 세 차례에 걸쳐 나눠서 촬영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계산했어요.
이날은 흑석동에서 노량진으로 가고 있었기 때문에 노량진 동쪽을 촬영해야
했어요. 노량진 동쪽까지 촬영을 마치면 흑석동 쪽은 완전히 끝이었어요. 물론
나중에 또 촬영할 만한 것을 찾아서 촬영하러 올 수도 있겠지만, 한동안은 그럴
일이 없을 거였어요. 하지만 반대로 노량진 동쪽 촬영을 하지 못하고 그냥
가버린다면 노량진 동쪽이 애매하게 남을 거였어요.
'컵밥거리만큼은 꼭 찍어야 해!'
노량진 동쪽에서 촬영할 만한 것으로는 노량진 컵밥거리가 있어요. 노량진
컵밥거리만 촬영한다면 심야시간에 노량진 동쪽을 또 갈 일이 아마 없을
거였어요. 노량진에서 한강대교로 가서 용산으로 넘어가는 일이 있을 수 있으니
모르는 일이지만, 심야시간 영상 촬영할 때 경로를 그렇게 짜는 일 자체가 아마
없을 거였어요. 용산 심야시간 풍경을 촬영하고 싶으면 바로 용산역으로 가서
용산역에서부터 시작하면 되니까요. 용산 심야시간 풍경을 촬영하겠다고
노량진으로 왜 가요. 노량진 서쪽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저는 서울
동북쪽에 있는 의정부에서 살고 있어요. 의정부에서 출발하면 용산 거쳐서
노량진으로 가지, 노량진 거쳐서 용산으로 가지 않아요.
노량진역을 향해 계속 걸어갔어요. 노량진 컵밥거리 근처에 있는 무인 24시간
카페가 나왔어요.
"여기도 예쁜데?"
노량진 컵밥거리 근처에 있는 무인 24시간 카페는 꽤 예뻤어요. 얼핏 보면
일반 카페였어요. 무인카페인데 예쁘고 규모도 작지 않았어요. 안에서는
공시생들이 공부하고 있었어요.
'노량진 컵밥거리 촬영부터 마치고 저기 가야겠다.'
언제든 비가 내릴 수 있었어요. 그리고 심야시간 풍경 영상을 촬영하려면
깜깜할 때 촬영해야 했어요. 무인 24시간 카페 들어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며
쉬고 싶었지만, 노량진 컵밥거리 촬영부터 마친 후 카페로 가기로
했어요.
노량진 컵밥거리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어요.
노량진 컵밥거리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노량진로에 위치하고 있어요. 노량진
컵밥거리는 컵밥을 파는 간이매점이 일렬로 늘어서 있는 곳이에요.
노량진 컵밥거리는 예전에 이쪽에 컵밥 파는 간이 식당들이 쭉 있었다고 해요.
노량진은 예전부터 수험생들이 많은 지역으로 유명했어요. 보통 서울에서
대학교 입시 재수한다고 하면 노량진 학원가로 가곤 했어요. 그래서 예전에는
노량진이 재수생들 많이 있는 동네로 유명했어요. 그 당시에도 공무원 학원이
있기는 했지만, 지금처럼 공무원 수험의 메카로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았어요. 대학교 재수 준비의 메카였죠.
노량진 컵밥거리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공무원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공무원 열풍이 언제부터 불기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심지어 IMF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완전히 틀렸어요. IMF 당시
일시적으로 공무원 열풍이 분 적이 있기는 하지만, 그게 꾸준히 지속된 것은
아니거든요.
공무원 열풍이 불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일이에요. 2009년 리먼 사태 즈음
해서부터 대졸자의 취직이 매우 어려워졌어요. 그래도 2000년대 말까지만 해도
서울 상위권 대학생들은 공무원 준비한다고 하면 보통 7급 공무원을 말했어요.
서울 중위권 대학교도 9급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어요.
보통은 다 취직하려고 했어요. 주로 지방대 졸업생들이 9급 공무원으로 눈을
많이 돌리곤 했어요.
그러다 2010년대 들어서 9급 공무원 열풍이 불기 시작했어요. 먼저 취직의
문이 매우 좁아진 것이 가장 큰 이유에요.
두 번째 이유는 이 당시 대학교
졸업하는 사람들이 대학교 입학하던 시절이 소위 산술적으로 보면 누구나 다
4년제 대학교 가는 시기였어요. 즉, 4년제 대학교 졸업자 수가 너무 많았어요.
그러니 취업 준비하는 사람들을 보면 거의 모두가 대입 이상의 학력인
때였어요. 고졸이 오히려 천연기념물로 전락할 때였어요. 사회적으로 아직
대학교 졸업의 학력은 고학력으로 보는 시선이 꽤 남아 있는 편인데 정작 4년제
대학교 졸업생은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던 시기였어요.
지금도 취업준비생 보면 누구나 다 4년제 대학교 졸업생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대학교 졸업생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기대치 - 즉 4년제 대학교 졸업장의
가치에 대한 막연한 추측에 의거한 가치평가 결과의 값이 많이 다르던
때였어요.
저성장으로 인한 취직 난이도 상승과 매해 무지막지하게 쏟아지는 4년제
대학교 졸업생의 결과가 바로 2010년대 9급 공무원 열풍이었어요.
노량진 컵밥거리가 유명해진 것도 2010년대 일이에요. 그 전에는 노량진 가면
컵밥이 있다는 정도였어요. 처음부터 컵밥이 노량진의 명물로 유명해진 것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9급 공무원 열풍이 불면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노량진으로 몰려들었고, 이때부터 컵밥이 전국적으로 엄청나게
유명해졌어요.
원래 컵밥 가게가 몰려 있던 곳은 지금은 철거된 노량진역과 수험거리를 잇는
육교 근처였어요. 노량진 맥도날드 앞쪽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이후 2015년 10월 31일에 지하철 9호선 노량진역환승통로가 정식 개통되고
육교가 철거되었고, 동작구에서는 현재 위치에 컵밥거리를 조성했어요.
지금까지 컵밥을 먹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저는 컵밥을 먹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래서 노량진 컵밥에 대한
직접적인 추억은 없어요. 제 친구들이 노량진에서 공무원 준비할 때 컵밥을
많이 먹었다고 했어요. 그 친구들이 컵밥 먹었던 이야기를 해준 것을 들은 것이
전부에요. 재수, 9급 공무원 시험과 관련없는 사람이라면 노량진 컵밥과도 별
관계, 별 추억이 없거든요.
노량진에서 공무원 준비를 하던 친구들에게 들은 바에 의하면 컵밥이 먹을 만
하기는 하지만, 컵밥만 먹으면 변비가 생겨서 별도로 섬유질을 챙겨먹어야
한다고 해요. 노량진 컵밥에 대한 기억이라고는 딱 이 정도에요.
대중교통 환승을 제외하고 노량진 가는 이유라면 크게 노량진에 있는 학원에
가기 위해서거나 노량진 수산시장을 가기 위해서인데, 컵밥은 이 중에서도
노량진 학원가와 관련있어요. 그러니 노량진 학원가와 관계없는 사람이라면
노량진 컵밥도 거리가 멀어요. 컵밥은 보통 수험생들이 사먹는 음식이니까요.
저는 대학교 입시 재수, 공무원 준비와 관련 없어서 노량진 컵밥을 한 번도 안
먹어봤어요. 일부러 찾아서 먹어볼 생각도 딱히 없구요.
제게는 딱히 추억이 있는 장소가 아니지만, 노량진 컵밥은 노량진의
명물이에요. 지금도 낮에는 컵밥을 사먹는 사람들이 있을 거에요. 노량진에서
공무원 준비하는 사람이 크게 줄었다고 해도 모두 다 없어진 건
아니니까요.
아래 영상은 이때 촬영한 노량진 컵밥거리 심야시간 풍경 영상이에요.
노량진 컵밥거리 심야시간 영상 촬영을 마쳤어요. 노량진 컵밥 거리에 대한
추억은 아무 것도 없었는데 이렇게 영상 촬영해서 하나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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