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길 2023년 할로윈 무렵 저녁

"할로윈 슬슬 다가오네?"

2023년 10월 말이었어요. 매해 10월 말은 할로윈이 있어요. 2023년도 10월말이 되자 여기저기에서 할로윈 장식으로 거리와 가게를 꾸미고 있었어요.

"올해는 어떻게 될 건가?"

할로윈이 되자 슬슬 궁금해졌어요. 2022년 10월말이 떠올랐어요. 그로부터 1년이 지났어요.

MZ세대와 타 세대를 구분짓는 할로윈

요즘 자꾸 언론에서 MZ세대라고 하며 MZ세대 특징을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하지만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MZ세대 특징 대부분은 10년 전에도, 20년 전에도, 심지어 30년 전 X세대 이야기 나올 때에도 존재했던 20대 청년층 특징이에요.

반면 정말로 현재 기성세대와 청년층을 구분할 수 있는 문화적 요소가 몇 가지 있어요. 이 중 하나가 바로 할로윈이에요. 할로윈은 우리나라에 널리 퍼진 지 얼마 안 되요. 이렇게 말하면 예전에도 홍대, 이태원 유흥가에서 할로윈을 기념했다느니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도입 시기와 보편화 및 대중화 시기는 다르고, 이런 문제에서 봐야 하는 건 도입 시기가 아니라 보편화 및 대중화 시기에요. 할로윈 문화가 대중화된 건 10년 채 안 되요. 2010년대 중반만 해도 '그들만의 파티, 그들만의 문화'였어요. 하지만 현재는 할로윈 문화가 매우 대중화되었어요. 그래서 할로윈 문화는 현재 청년층을 과거의 청년층과 구분짓는 문화적 요소 중 하나이며, MZ세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왜 하필 할로윈일까?

'그들만의 파티, 그들만의 문화'에서 대중적인 문화로 확산되려면 거대 자본과 높은 인지도를 가진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해요. 최대한 멀리까지 빠르게 확산시키고 분위기를 조성해야 대중화되니까요.

할로윈이 대중화된 이유는 간단해요. 언젠가부터 할로윈 마케팅이 매우 많아졌어요. 이태원 클럽가의 특별한 이벤트 데이 정도였던 할로윈이 급격히 퍼진 데에는 기업들이 할로윈 마케팅을 해야 할 필요를 느낀 점이 크게 작용했어요.

클럽 다니는 사람 아니면 별 관심도 없고 반응도 시큰둥하던 할로윈이 급격히 퍼지며 대중화된 데에는 기업들이 할로윈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선 점이 상당히 커요.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할로윈 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기존에 11월 주요 마케팅이었던 빼빼로데이 마케팅과 수능 마케팅이 시들해졌기 때문이에요. 2010년대 들어서 20대의 삶이 팍팍해지면서 연애에 대한 관심이 감소했고, 정치인들이 사회적으로 남녀갈등을 조장하면서 빼빼로데이 마케팅이 매우 시들해졌어요. 수능도 수시제도가 보편화되면서 2010년대 들어서자 과거 같은 분위기가 많이 사라졌어요. 과거에는 수능에서 1점이 매우 소중했지만, 현재는 수능 없이 대학교 진학하는 학생도 꽤 되고, 수시 최저 기준 등급만 맞추면 되는 학생도 많아요. 과거에는 수능 점수가 나와야 그때부터 진학할 수 있는 대학교가 정해졌기 때문에 수능이 매우 중요하고 전국민의 관심사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수능 시즌이 되어도 분위기가 그렇게 크게 고조되지 않아요.

9월말~10월초 추석 마케팅이 끝나면 가을 성수기가 있기는 하지만, 수능 마케팅과 빼빼로데이 마케팅이 없다면 무려 12월 크리스마스 마케팅 시즌까지 대목이 아예 없어요. 특히 11월부터 12월초까지는 수능 마케팅과 빼빼로데이 마케팅 없으면 극비수기에요. 그래서 기업들이 10월말에 있는 할로윈에 주목하기 시작했어요. 추석과 크리스마스 사이에 커다란 이벤트 마케팅이 필요했기 때문에 할로윈을 대중화시켰다고 보면 되요. 할로윈 문화의 대중화는 2010년대 중반부터 슬슬 진행되기 시작했고, 2010년대 말에 청년층을 중심으로 할로윈 문화가 정착했어요. 그러니 할로윈 문화는 MZ세대의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어요.

2022년 10월 28일.

2022년 10월 28일에 뉴스를 보고 있었어요. 할로윈이라고 거리로 사람들이 쏟아져 나올 거라는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었어요. 모두가 할로윈에 매우 들떠 있었어요. 여기저기에서 대대적으로 할로윈 특수를 누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어요. 특히 이태원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절멸에 가까운 타격을 입었어요. 역병사태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급감하자 서울에서 두 번째로 가장 큰 타격을 본 지역이 이태원이었어요. 첫 번째는 당연히 명동이구요. 이태원도 외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곳이고, 이태원 자체가 한국인들이 놀러가는 이유 중 하나가 외국인 구경하러 가는 것이다 보니 이태원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어요.

"할로윈에 이태원? 그건 내 얼굴 포기하고 가겠다는 거잖아."

안 봐도 이태원이 어떨지 뻔했어요. 온갖 인간들 다 몰려올 거였어요. 유튜버들도 싹 다 이태원으로 집결할 게 뻔했어요. 말 그대로 대박 장사니까요. 전국민이 다 이태원 할로윈을 궁금해하고 있을 거였어요. 이보다 조회수 꿀 빨기 좋은 이벤트가 어디 있어요. 조회수 노리고 온갖 유튜버가 다 달려와 있을 거였어요. 그러니까 할로윈에 이태원 가는 건 내 얼굴 포기하고 가야 했어요. 상상만 해도 어질어질했어요. 온갖 유튜버들 다 와 있고, 반쯤 정신줄 놓고 있는 사람들 우글거릴 거니까요.

'집에서 잠이나 자야지.'

할로윈에 대한 추억? 아예 없지는 않지만 할로윈에 열광할 정도는 아니에요. 이태원은 너무 정신없을 게 뻔했기 때문에 안 가고 잠이나 일찍 자기로 했어요. 매우 일찍 잠자리에 들어갔고, 금방 골아떨어졌어요.

다음날 아침이었어요. 전화기를 보니 부재중 전화가 엄청나게 많이 와 있었어요. 심지어 아주 야심한 새벽까지 전화가 와 있었어요. 집에서 온 전화였어요.

"집에 뭔 일 생겼어?"

집에 전화를 걸었어요. 걸자마자 왜 전화를 안 받았냐고 혼났어요. 그래서 전날 일찍 자서 안 받았아고 했어요. 집에서는 제가 이태원 간 줄 알았다고 했어요. 그런 데를 왜 가냐고 했어요. 이태원에 뭔 일이 생겼길래 집에서 전화를 새벽까지 걸었는지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어요. 대참사가 발생해 있었어요.

제게 2022년 10월 29일은 평소에 부모님께서 일찍 좀 자라고 해서 일찍 잤더니 오히려 일찍 잤다고 혼난 날이었어요.

이후 시간이 흘러서 2023년 10월 말이 되었어요.

이태원이 어떨지 궁금했어요. 언론에서는 벌써 할로윈 시즌 이태원에 대해 떠들고 있었어요.

'한 번 가볼까?'

다시 돌아온 할로윈 시즌. 이태원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어요. 한 번 가보고 싶었어요. 할로윈 당일이 아니라 즈음에 가면 딱히 문제될 것도 없었어요.

"오랜만에 이태원 한 번 가봐야겠다."

이태원으로 갔어요. 해밀턴 호텔 뒷길을 천천히 걸으며 영상을 촬영했어요.




해밀턴 호텔 뒷길은 세계음식거리에요. '세계음식거리'라고 부르기도 하고, '해밀턴 호텔 뒷길'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두 표현 다 많이 사용해요.




해밀턴 호텔 뒷길은 아직 저녁 시간이라서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도 가게 내부를 들여다보면 가게마다 손님이 꽤 있었어요. 이태원 상권이 어느 정도 회복했다는 기사를 몇 번 봤는데 기사 내용이 맞아 보였어요.




'할로윈 느낌 아예 없는데?'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길을 걸으면서 영상을 촬영하며 구경했어요. 할로윈 관련된 것이 안 보였어요. 할로윈이 코 앞인데 할로윈은 다른 동네 이야기라고 부정하는 듯한 풍경이었어요. 여기저기 도처가 할로윈 장식으로 꾸며져 있었지만, 이태원만은 아니었어요.




이후 2023년 할로윈 당시, 할로윈 문화는 여전히 대중적인 문화였어요. 전국 각지에서 할로윈을 맞아서 할로윈 장식으로 여기저기 꾸몄고, 사람들은 할로윈을 즐겼어요. 이태원만 제외하구요.

아래 영상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뒷길 2023년 할로윈 무렵 풍경이에요.




'내년에는 어떨 건가?'

우리나라에서 크리스마스를 대표하는 장소가 명동인 것처럼 할로윈을 대표하는 장소는 이태원이었어요. 2024년 10월말에는 이태원이 어떤 분위기일지 벌써 궁금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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