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시장 촬영이 끝나갈 때였어요.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어요. 날이 너무 습해서 비가 올 거 같았는데 정말로 비가
퍼부었어요.
'조금 기다리면 그치겠지?'
처음에는 가랑비였어요. 가랑비 정도라서 영상 촬영을 마치는 동안 비를
맞으면서 촬영했어요. 빗줄기가 점점 굵어졌어요. 영상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녹음되기 시작했어요. 천만다행이라면 흑석시장 촬영은 거의 다
끝났다는 점이었어요. 빗줄기가 강해지기는 했지만 그대로 비를 맞고 남은
촬영을 진행해도 괜찮을 정도만 남았어요. 빨리 촬영을 마치고 비를
피했어요.
'비 꽤 오네?'
우산을 안 쓰고 돌아다닐 수 있는 비가 아니었어요. 우산을 무조건 써야
했어요.
'흑석동 촬영 망했네.'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를 맨손으로 잡고 촬영하고 있었어요. 우산을 쓰고
갤럭시노트10+을 한 손으로 들고 촬영하는 건 매우 어려웠어요. 스마트폰이
커서 한 손으로 조작하기 쉽지 않은데 그걸 영상 촬영하면서 버튼 누르는 것은
무리였어요. 어느 정도는 우산을 쓰고 돌아다니며 촬영하다 촬영 끝날 때만
잠시 바닥에 우산을 던지고 영상 촬영을 마무리할 수 있기는 했어요.
그러면 흔들림은?
스마트폰을 맨손으로 들고 촬영하면 흔들림이 매우 심해요. 낮 시간 밝을 때는
그래도 인간적으로 관대한 마음을 가지면 봐줄 수 있을 정도로 흔들려요.
개인적으로 영상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것처럼 위아래로 살짝씩 흔들리는 느낌을
좋아해요. 낮 시간에 스마트폰을 손으로 들고 촬영하면 아주 조심스럽게 소위
'닌자 워크'로 걸으면 흔들림이 격하지만 그래도 영상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흔들려요.
문제는 밤. 밤에 스마트폰을 맨손으로 들고 걸으면 흔들림이 매우 심해요.
정신없이 흔들리는 건 둘째치고 영상을 보면 보기 싫게 딱딱 튀어요. 영상이
튀면 신경 엄청 거슬려요. 그나마 두 손으로 들고 매우 조심스럽게 천천히
걸으면 영상이 딱딱 튀는 걸 조금 막을 수 있지만, 우산 쓰고 한 손으로 들고
찍으면 가뜩이나 맨손으로 잡고 촬영하는 거라 흔들림이 심한데 이 흔들림이
정신 못 차리게 심해져요.
흑석동에 24시간 카페가 있는지 찾아봤어요. 기대 하나도 안 되었지만 무인
카페가 하나라도 있는지 검색해봤어요. 하나 있었어요. 가봤어요.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 아니었어요. 망했어요.
'흑석동이 아니라 오늘 촬영 싹 다 망했네.'
영상 촬영을 포기하고 어디에서 비를 피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일단
노량진은 가야 무슨 수가 생길 거였어요. 노량진으로 가기로 했어요.
에이, 그걸로 벌써 포기하게?
내가 장난이 심했다, 야!
비가 그쳤어요. 밤새 내릴 것처럼 쫙 퍼붓더니 순식간에 그쳤어요.
다행이었어요. 흑석동 대장 아파트인 아크로리버하임 심야시간 풍경을
촬영했어요. 이것으로 흑석동에서 촬영해야 할 것을 다 촬영했어요. 그리고
노량진 가서도 영상을 촬영할 수 있을 거였어요.
"빨리 노량진 가야겠다."
노량진을 향해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어요. 노량진으로 가는 길에 육교가 하나
나왔어요. 노량진으로 가기 위해서는 육교를 건너야 했어요. 육교로
올라갔어요. 올라갈 때는 별 생각 없었어요.
"어? 여기 전망 왜 이렇게 좋아?"
육교 위에서 바라본 전망이 상당히 좋았어요.
"여기는 전망 좋은 육교로 알고 있는 사람 없겠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자체가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동네가 아니에요.
흑석동에서 유명한 것은 중앙대학교 하나 뿐이에요. 지도로 보면 서초구 바로
옆에 있는 동네이지만, 국립서울현충원이 서초구와 흑석동 사이를 가로막고
있어요. 그래서 흑석동이 오기 불편한 동네에요.
"여기도 영상 촬영할까?"
영상을 촬영하려면 이 육교 이름을 알아야 했어요. '흑석동 육교'라고만 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육교 이름을 써줘야 나중에 누가 봐도 찾을 수 있어요. 육교
이름을 찾아봤어요.
현충로47 육교 승강기
육교 이름 단서는 현충로47 육교 승강기였어요. 특별한 이름이 있는 육교는
아니었어요. 경찰이나 소방관에게 신고할 일이 있다면 '현충로47 육교'라고
말하면 되는 곳이었어요. 그러니 이 육교의 이름은 현충로47 육교였어요.
육교 이름을 알았으니 영상을 촬영하기 시작했어요.
육교 건너편으로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가 보였어요.
육교로 건너야 하는 차도는 매우 넓었어요. 차도는 오른쪽은 주황색 가로등
불빛이었고 왼쪽은 하얀 가로등 불빛이었어요. 오른쪽은 올림픽대로였어요.
육교를 통해서 올림픽대로까지 건너가야 했어요.
'두 길 조명 색이 다른 거 신기하다.'
육교 위에서 바라본 두 개의 차도가 조명 색깔이 다른 것이 신기했어요.
가운데를 뛰어넘을 수 없으니 굳이 저렇게 구분하지 않아도 될 거 같은데요.
어쩌면 이쪽을 잘 모르는 사람이 차도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을 신고할 때
구분하라고 저렇게 해놨을 수도 있어요.
멀리 여의도 63빌딩이 보였어요.
조용히 서울 동작구 흑석동 현충로47 육교에서 바라보는 한강 심야 시간
풍경을 촬영했어요.
'여기는 나중에 낮에 한강 찍으러 와도 좋겠다.'
현충로47 육교는 한강 조망하기 매우 좋은 곳이었어요. 날이 좋을 때 흑석동에
다시 놀러온다면 그때 한 번 또 와보고 싶었어요. 한강 사진, 한강 영상
촬영하기 매우 좋은 장소였어요.
아래 영상은 이때 촬영한 서울 흑석동 한강 조망 명소 동작구 현충로 47 육교
심야 풍경 영상이에요.
계획에 없던 서울 흑석동 한강 조망 명소 동작구 현충로 47 육교 심야 풍경을
잘 촬영했어요. 횡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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