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숭인동 숭인동1길 밤 풍경

다음에 갈 곳은?

결정되어 있는 것은 단 하나, 숭인동을 돌아다닌다.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길을 걸어다니며 밤 풍경을 찍기로 결정하고 왔기 때문에 숭인동 풍경을 계속 촬영할 생각이었어요. 제가 갈 방향은 서쪽이었어요. 서쪽으로 진행하며 지하철 1호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 2024년 1월 11일 목요일 밤에 돌아다니며 영상 촬영하는 동선이었어요. 세부적으로 완벽히 다 정하고 오지는 않았지만, 최소한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정하고 왔어요.

다음에 갈 길을 찾아봤어요. 이왕이면 너무 짧지도 않고, 너무 길지도 않은 길이 좋았어요. 너무 짧으면 영상도 너무 짧게 찍혀요. 왔던 길을 반복해서 가면 영상이 재미없기 때문에 한 방향으로 진행하고 영상 촬영을 마쳐야 하는데, 길이 짧으면 당연히 영상 길이도 짧을 수 밖에 없어요. 포인트가 여러 가지 있다면 포인트를 촬영하면서 영상 길이가 늘어나지만, 포인트가 별로 없고 길도 짧으면 영상이 매우 짧아져요. 억지로 천천히 걸으면 짧은데 재미없는 최악의 영상이 되구요.

반면 길이 너무 길면 영상 촬영하는 것이 힘들어요. 도중에 변수도 많고, 촬영하는 동안 피곤해요. 저는 어지간하면 쉬지 않고 한 번에 촬영하기 스타일이라서 길이 너무 길면 집중력도 많이 떨어지고 정신도 피곤해져요. 이러면 처음에는 이것저것 열심히 촬영하고 포인트도 찾아가며 가지만, 뒤로 갈 수록 그저 앞만 보며 걸어가는 영상이 되요. 영상 다 촬영하면 영상 촬영할 의욕이 팍 꺾이구요.

지도를 보면서 어느 길을 걸으며 촬영할지 찾아봤어요. 보문로3길에서 신설동역으로 나왔기 때문에 서쪽으로 가는 뱡향인 길로 가야 했어요. 북쪽은 절대 안 되었어요. 북쪽으로 걸어가면 지하철 1호선에서 멀어졌어요. 만약 북쪽으로 간다면 지하철 6호선 보문역 방향으로 걸어가는 거였어요. 보문역은 의정부로 돌아오기 편하지 않은 길이었어요. 버스는 없고, 지하철은 동묘앞역으로 내려가서 환승하거나 석계역에서 추위에 떨면서 환승해야 했어요.

"숭인동1길? 여기 찍을 만 할 건가?"

지도에서 숭인동1길이 보였어요. 숭인동1길은 낙산묘각사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었어요. 낙산묘각사는 아주 오래 전에 한 번 가본 적이 있는 절이었어요. 서울에 있는 절을 찾으러 다닐 때 낙산묘각사를 가봤어요. 낙산묘각사는 신설동에서 동묘앞 가는 길에 있는 골목길에 있는 절로, 골목길로 조금 들어가면 보이는 절이에요. 규모가 작지 않아서 금방 찾는 절이에요.

'낙산묘각사? 거기는 들어가기 늦었잖아.'

낙산묘각사는 이 야심한 시각에 촬영하러 갈 수 없는 곳이었어요. 보나마나 불 다 꺼져 있을 거였어요. 입구도 잠겨 있을 것 같았어요. 절은 늦어도 저녁 8시 전에 촬영해야 해요. 저녁 8시 이후에 촬영할 수 있는 절은 진짜 얼마 없어요. 스님들은 매우 일찍 주무시고 매우 일찍 하루를 시작하시거든요.

지도로 보면 숭인동1길은 아파트 바로 옆을 지나가는 길이었어요. 아파트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길이면 그렇게 볼 것이 없는 길 같았어요. 아파트는 별로 촬영할 게 없고, 특별하지 않으니까요.

'그냥 가보자.'

하지만 다른 길로 가는 것보다는 숭인동1길로 가는 것이 더 나았어요. 숭인동1길을 간 후 낙산묘각사가 있는 골목길로 내려오는 것이 동선이 깔끔하고 영상 촬영하며 돌아다니기에도 좋았어요.

숭인동1길을 끝까지 걸으며 촬영한 후, 낙산묘각사가 있는 골목길로 내려오기로 했어요. 숭인동1길을 걷기 시작했어요. 영상 촬영을 시작했어요.




시작은 가벼운 오르막길이었어요. 숭인동1길을 걸으며 귀가하는 사람이 간간이 있었어요.

'딱히 포인트가 될 만한 건 없는 거 같은데...'

포인트가 될 만한 것이 없고 길이 길면 영상 촬영할 때 힘들어요. 포인트가 없으면 제가 부지런히 움직여서 시청자가 지루하지 않은 화면을 만들어야 하니까요.

'그래도 촬영하기는 해야지.'

숭인동1길은 처음 촬영하는 곳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촬영하지 않으면 나중에 결국 다시 와서 촬영할 거였어요. 그때 또 똑같은 고민을 할 거였어요. 미래에 고통스러울 바에는 이왕 나온 김에 촬영하는 것이 나았어요. 어차피 계획 거의 없이 와서 숭인동1길을 촬영하지 않으면 어둠 속에서 방황할 거였어요.




'여기 왜 이렇게 급경사 오르막이야?'

오르막길이 경사가 꽤 있었어요. 지도상으로는 이런 길이 아닌 것처럼 보였는데 경사 심한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어요.

'맞다, 여기 숭인동이지!'

깜빡 잊고 있었어요. 이곳은 숭인동이었어요.




서울 종로구 숭인동은 경사가 매우 심한 동네에요. 알 만한 사람은 잘 아는 서울에서 고저차 심한 동네 중 하나에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숭인동이 고저차 심하고 경사 심한 지역이라는 것을 잘 몰라요. 숭인동 자체가 그렇게 주목받는 동네가 아니라서요.

숭인동은 종로구에서 창신동과 더불어서 경사가 심한 지역이에요. 창신동은 매우 잘 알려져 있지만, 숭인동은 그렇지 않아요. 창신동은 예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에 정치적 목적으로 도시재생사업의 대표 동네로 지정되었어요. 그래서 정치적 이슈로 많이 알려졌어요.

정치적 이슈로 알려지기 이전부터 창신동은 동대문 시장 상권에 속하는 동네였기 때문에 꽤 잘 알려진 동네였어요. 동대문 시장 상권에서 식당이 많이 밀집해 있는 곳이 창신동이거든요. 대표적으로 네팔 식당 에베레스트가 있어요.

반면 숭인동은 딱히 이슈랄 것이 없었어요. 서울 부동산 재개발 이슈에서도 창신동은 상당히 주목받았지만, 숭인동은 그렇게 이슈화되지 않았어요.

별로 유명하지 않고, 주목받은 지역이 아니라고 해서 경사가 저절로 완만해지지는 않아요. 숭인동은 창신동에 비해 매우 덜 알려진 동네이기는 하지만, 경사 심한 거라면 숭인동도 창신동 못지 않아요.




영상을 촬영하면서 오르막길을 계속 올라갔어요. 




부지런히 걸었어요.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영상 촬영을 마칠 수 있었어요. 만약 중간에 문제가 생겨서 영상 촬영을 끊어야 했다면 참 속상했을 거였어요.

아래 영상은 이날 촬영한 서울 종로구 숭인동 숭인동1길 밤 풍경 영상이에요.




'다 올라왔다.'

종로구의 고지대까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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