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여수시 만흥동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해수욕장

전라남도 여수시는 해안가 도시.

바닷가 여행 왔는데 해수욕장도 한 번 가야하지 않겠어?

전라남도 여수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바닷가 관광지다. 여수 여행을 가기로 했을 때 너무나 자연스럽게 바닷가를 볼 거라 상상했다. 여수 여행 가서 바닷가 한 번 못 보고 돌아올 리가 없었다. 그건 내 일정상 완전히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나는 용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여수엑스포역으로 갈 거였기 때문이었다. 여수엑스포역은 바닷가 근처에 있기 때문에 바다는 무조건 볼 거였다.

그래도 바닷가가 다 같은 바닷가가 아니잖아요.

바닷가라고 다 똑같은 바닷가는 아니다. 바닷가도 종류가 여럿 있다. 해안 절벽도 있고, 돌이 쌓여 있는 암석 해안도 있고, 모래 사장도 있다. 여수에서 바다 보는 건 매우 쉬운 일이겠지만, 그 바다가 모두 해수욕장일 리는 없었다. 백사장이 끝없이 펼쳐진 풍경은 동해안 가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아무리 백사장이 끝없이 이어지는 동해안이라 해도 중간 중간 백사장이 끊기는 곳들이 있다. 동해안이 그런데 하물며 남해안은 당연히 도처에 백사장이 널려 있을 리 없었다.

"여름인데 그래도 백사장 한 번은 가봐야지. 바닷가 가는데."

바닷가 가는데 해수욕장 하나 안 보고 온다니 뭔가 이상했다. 전혀 이상할 것 없지만 이상하게 느껴졌다. 여름에 바닷가로 피서간다고 해서 무조건 해수욕장으로 가는 건 아니다. 바닷가 예쁜 경치가 모두 해수욕장인 것도 아니다. 여름에 바닷가로 놀러갔다 왔는데 해수욕장 안 갔다고 이상하게 여기거나 바닷가 가서 뭘 보고 온 거냐고 하는 건 바다를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다.

그렇지만 머리로 알아도 감정적으로 그렇지 않은 건 어쩔 수 없었다. 바닷가 지역 가는데 해수욕장을 하나도 못 보고 돌아온다? 머리로는 그게 이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부러 해수욕장 억지로 찾아가는 것보다 훨씬 더 자연스러운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 동해안 가는 것도 아니고 남해안 가는 거였다. 섬이 많은 바다를 보러 가는 거였지, 해수욕장 보러 가는 건 아니었다. 그래도 해수욕장 한 곳은 왠지 보고 와야 할 것만 같았다.

"여수에 해수욕장 있겠지?"

여행 일정은 주로 돌산도 북쪽과 여수엑스포역 사이를 돌아다니는 일정이었다. 차로 다니기는 하겠지만 많이 돌아다니는 일정은 아니었다. 해수욕장 하나 정도는 근처에 있다면 가볍게 들릴 수 있어 보였다.

여수엑스포역 주변이나 돌산도에 있는 해수욕장을 찾아봤다. 전라남도 여수시 만흥동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해수욕장이 있었다.

"검은 모래? 여기 여수엑스포역에서 가까운데?"

백사장이 아니라 흑사장인데 여수엑스포역에서 멀지 않았다. 여수에 있는 한화 아쿠아플라넷에 갈 일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때 잠깐 들리면 될 거였다. 가족들과 만났을 때 아쿠아플라넷 가는 날에 아쿠아플라넷 갔다가 잠깐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해수욕장 가보면 안 되겠냐고 물어봤다. 가족들은 좋다고 했다.

가족들과 여수 아쿠아플라넷을 간 날이었다. 아쿠아플라넷을 구경한 후 북쪽으로 올라갔다. 조금 가자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이 나왔다.

"여기 주차할 곳이 없네."

주차 공간이 별로 없었다. 도로를 따라 쭉 올라갔다.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을 지나서 일반 해변이 나와서야 주차할 곳이 있었다. 주차를 한 후 차에서 내렸다.




검은 모래 사장이 아닌 곳은 모래사장이 아니라 작은 자갈밭에 가까운 해변이었다. 발로 밟으며 걷는 재미가 있었다.




검은 모래 사장을 향해 걸어갔다. 꽤 걸어야 했다.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해수욕장까지 왔다.

"여기는 회색 모래네?"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의 모래 색깔은 잿빛이었다. 제주도에 있는 검은 모래 해변에 비하면 색이 옅은 편이었다. 제주도 검은 모래 해변은 현무암이 파도에 침식되어 만들어진 모래라서 색이 매우 짙다. 제주도에 있는 검은 모래 해변은 삼양, 송악산, 우도 등에 있다. 제주도 검은 모래 사장의 모래 색깔에 비하면 옅은 회색이었지만 일반적인 옅은 누르스름한 모래 색은 아니었다.

"여기는 무슨 돌이 침식되어서 만들어진 모래지?"

흥미로운 점은 주변에 검은 돌이 안 보였다. 검은 바위가 많이 보여야 저 바위와 같이 있던 바위들이 침식되어서 검은 모래가 되었다고 추측할 텐데 주변에 있는 암석은 전부 검은색과는 거리가 먼 색이었다. 검은 돌이 안 보이는데 왜 여기에 검은 모래 사장이 있는지 궁금했다.

전라남도 여수시 만흥동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해수욕장은 모래 찜질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검은 모래 해변은 대체로 모래 찜질하기 좋은 해변으로 유명하다. 검은모래 찜질은 여러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 신경통, 관절염에 효능이 있다는 말이 가장 유명하다. 이는 검은 모래 해변이 있는 곳에서 공통적으로 알려진 검은 모래 찜질의 효능으로, 전라남도 여수시 만흥동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해수욕장도 마찬가지다.

전라남도 여수시 만흥동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해수욕장은 검은 모래 사장이 있는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그것보다 여수엑스포역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이라는 점이 더욱 컸다.

그리고 여수엑스포역에서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가는 길에는 대한민국 국가등록문화재 제116호 여수 마래 제2터널이 있다. 여수 마래터널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터널로, 일제강점기였던 1926년에 조선인과 중국인 노동자들이 정과 망치만을 이용해 바위를 일일이 쪼아서 수작업으로 만든 터널이다. 여수 마래터널은 차를 타고 지나가며 보면 터널이 아니라 자연 동굴처럼 보인다. 터널을 통과하지만 자연 동굴을 자동차로 통과하는 느낌이 드는 재미있는 곳이다.

자동차로 여수 아쿠아플라넷을 갈 일정이라면 여수 아쿠아플라넷 간 김에 잠시 북쪽으로 차를 몰아서 여수 마래터널과 만성리 검은 모래 해변 해수욕장을 드라이브하고 돌아오는 것도 좋은 여행 일정이다.

Post a Comment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