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빈은 매우 좋아하는 프랜차이즈 카페지만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는 없어서
서울에 갈 때만 가는 카페다. 커피빈은 커피부터 음료까지 다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커피빈 하나 가자고 서울까지 갈 수는 없는 노릇이라 서울 갈 때 카페
갈 일 있으면 커피빈으로 가곤 한다. 좋아하는 것과 자주 가는 것은 별개
문제다.
얼마 전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채팅하며 잡담하며 놀던 중이었다. 친구가 무슨
링크를 보내줬다. 링크를 눌러봤다. 커피빈 쿠폰이었다.
"어? 이거 뭐?"
"너 마시라구."
"이거? 나는 당장 서울 갈 일 없는데?"
친구가 준 커피빈 쿠폰을 유효기간이 불과 하루 남은 것으로 봤다. 당장
다음날 서울에 갈 일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에게 나는 이 쿠폰 사용 못 한다고
했다. 그러자 친구가 아니라고 했다. 유효기간 꽤 많이 남아 있는 거라고 했다.
친구가 준 쿠폰을 다시 봤다. 유효기간이 10월 중순까지인 쿠폰이었다.
"고마워!"
친구에게 고맙다고 했다. 친구가 커피빈 쿠폰을 줘서 너무 좋았다. 커피빈은
서울에 가야 마실 수 있지만, 그 대신 커피빈은 늦게까지 영업하는 매장이 꽤
있다. 늦게까지라고 해도 24시간 영업하는 곳은 없고, 11시 정도까지 영업하는
매장들이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게 상당히 크다. 스타벅스 같은 곳은 9시만
되어도 문 닫는 곳들이 꽤 있다. 반면 컾피빈은 11시 정도까지 영업하는
매장들도 여러 곳 있어서 시간이 너무 늦었을 때 가기 좋다. 커피빈에서 음료나
커피 마시고 문 닫을 즈음까지 쉬다가 거의 막차 타고 집에 돌아오면 매우
알차게 서울에서 놀다 돌아오는 일정이 되기 때문이다.
어제였다. 신발을 새로 구입한 김에 나가서 놀기로 했다. 원래는 나갈 일정이
없었지만, 신던 신발 밑창이 갑자기 찢어져서 급히 새 신을 구입했다. 새 신을
구입했으면 신고 많이 걸어다녀야 한다. 그래야 신발이 길들어서 편하게 신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간 널널할 때 새 신 신고 많이 걸어서 길들여놓지 않으면
나중에 진짜 많이 걸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발이 엄청 아프다.
'서울 가는 김에 커피빈도 갈까?'
어디를 가든 일정의 마지막은 서울에서 의정부로 돌아오는 거였다. 서울 간
김에 친구가 준 쿠폰을 사용해서 커피빈에서 음료 한 잔 마시고 오면 매우 좋은
하루의 마무리가 될 거였다. 친구가 준 쿠폰은 아무 음료나 다 되는
쿠폰이었다.
"돌아올 때 커피빈 가야지."
집에서 나와서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영상 촬영해놓은 것이 가뜩이나 많이
쌓여 있었는데 영상을 또 촬영하니 진짜 많이 쌓였다. 집에서 스마트폰
테더링을 이용해서 올리려고 하면 한 세월 걸릴 거였다. 이건 카페 가서 영상을
싹 다 유튜브에 업로드해놓는 것이 좋았다. 마침 친구가 준 쿠폰이 있으니
커피빈 가서 친구가 준 쿠폰을 사용해서 음료를 마시며 유튜브에 그동안 쌓여
있던 영상을 싹 다 올리기로 마음먹었다.
커피빈으로 갔다. 어떤 음료를 주문할지 봤다. 커피빈에서 제일 자주 마시는
음료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다. 씁쓸하고 고소하고 구수한 커피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매우 좋아해서 웬만해서는 커피빈 가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한다. 특히 여름에는 커피빈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얼음이 잘잘해서 얼음째
마시기 참 좋아서 더욱 시원하다보니 그 어떤 고민도 안 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곤 한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아무 음료나 다 되는 무료
쿠폰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기는 아까웠다.
"뭐 마시지?"
메뉴를 쭉 봤다.
메뉴판 옆 액정 모니터에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가 있었다.
'이거 마셔봤나, 안 마셔봤나?'
헷갈렸다. 전에 비슷한 걸 마셔본 거 같기도 한데 안 마셔볼 거 같기도
했다.
"이거 마셔야겠다."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를 주문했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는 위 사진처럼 생겼다. 위 사진은 영상 촬영한
후에 휘휘 저어놓은 상태다. 원래는 저거보다 더 예쁘게 나온다.
위 사진을 보면 민트잎이 음료 중간에 처박혀 있다. 처음 음료가 나왔을 때는
음료 위에 민트잎이 예쁘게 올라가 있었다. 그런데 영상 다 촬영한 후 사진도
찍은 줄 알고 휘휘 저으며 민트잎을 음료 속으로 집어넣었고, 음료를 한 입
마신 후라 저런 모습이 되었다.
커피빈에서는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에 대해 '국내에서 자란 오디와 복분자,
블루베리로 만든 퍼플베이스의 달콤함과 제주 레몬의 상큼함이 잘 어울리는
상그리아 타입의 스파클링 메뉴'라고 소개하고 있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 영문명은 Sparkling Purple Sangria 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 열량은 250kcal이다. 카페인은 아예 없는
음료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 가격은 7300원이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는 맨 위는 잘잘한 얼음으로 하얀색이고 아래로
갈 수록 붉은빛 도는 짙은 보라색이다. 완만한 그라데이션은 아니고 급한
그라데이션을 보이고 있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는 광고 사진과 실물을 비교해보면 광고 사진은
모든 색이 경계가 확실한 층을 이루고 있지만, 실물은 경계가 확실하지 않은
그라데이션을 이루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광고 사진에서는 레몬
슬라이스가 음료 중간에 들어가 있지만, 실물은 맨 위에 떠 있었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를 마시기 시작했다.
"여름 음료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는 새콤달콤했다. 기본적인 맛은 달콤한 복분자
맛이 꽤 많이 느껴지는 음료였다. 커피빈에서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 소개문을
보면 오디, 복분자, 블루베리가 들어가 있다고 하는데 이 셋 중 복분자 음료로
분류하는 것이 가장 그럴싸해보였다. 그 다음은 오디 음료로 분류하는 것이
그럴싸했고, 제일 마지막으로 블루베리 음료로 분류하는 게 맞아보였다.
블루베리 맛도 느껴지기는 했지만 복분자, 오디 맛 속에서 블루베리 맛이
느껴지는 형태였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에서 레몬맛은 레몬 슬라이스를 빨대로 콕콕
찍으며 괴롭힐 수록 강해졌다. 그러나 레몬맛 역시 독립적으로 자기만의 영역을
구축한 것은 아니었다. 이 역시 복분자 음료 속에 레몬맛이 가미된
느낌이었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는 탄산은 별로 강하지 않았다. 이름에
'스파클링'이 들어 있어서 탄산도 꽤 있을 것 같았지만 탄산은 강하지 않았다.
청량감을 위해 탄산을 가볍게 추가한 정도였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는 달콤하면서 새콤했다. 쪽쪽 빨아마시는데
맛이 연하지 않고 강한 편이라 조금씩 마셨다.
"술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겠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는 맛이 강해서 단맛 강한 와인 좋아하는
사람들이 와인 마시고 싶지만 와인 못 마실 때 마시면 딱 좋은 맛이었다.
그리고 더울 때 음료 천천히 마시면서 에어컨 바람 쐬고 싶을 때 고르면 좋은
맛이었다. 생긴 것도 예쁘게 생겼고, 홀짝홀짝 마시기에 좋은 맛이었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 가격이 안 저렴한 이유에 음료 재료값도 있겠지만 이
음료가 널널하게 시간 보내며 조금씩 홀짝이며 마시기 좋은 맛이라서 카페에
오래 앉아 있을 걸 계산한 부분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맛이었다.
커피빈 스파클링 퍼플 상그리아는 음료 자체가 꽤 맛있었기 때문에 이런 목적
없이 그냥 주문해서 마셔도 만족스럽게 마실 만한 음료였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