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여수시 여행 마지막 밤이었다. 숙소는 돌산도에 있었다. 가족들은
숙소에서 쉬겠다고 해서 혼자 밖으로 나왔다. 전날에도 혼자 나와서 잠시
산책을 하며 돌산도에서 시내로 가는 길을 대충 걸어봤다. 이날은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에 여수 시내로 가서 해안가를 쭉 걸어보기로 했다. 돌산도
북쪽을 기준으로 보면 스타벅스 더여수돌산DT점 근처에 돌산교차로가 있다.
돌산교차로는 ㅏ형 교차로로, 돌산대교 방향 길인 돌산로와 거북선대교 방향
길인 엑스포대로가 90도로 만나는 지점이다. 돌산도 북쪽에서 여수 시내
해안가를 구경하기 위해서는 돌산교차로에서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를 이용해서
바다를 건너가야 한다.
여수 시내에서 여수 유명 관광지인 하멜등대, 여수낭만포차거리가 있는 곳은
거북선대교 북단이다. 돌산대교는 여수연안 여객선터미널에서 가까운 편이다.
돌산대교는 남산동 방향이고, 거북선대교는 중앙동 방향이다.
전날 돌산교차로보다 남쪽에 있는 숙소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갔었다. 그때
편의점 사장님께 여쭈어보자 사장님께서 돌산도에서 돌산대교 방향에서 보이는
여수는 남산동이라고 알려주셨다.
돌산대교 방향 여수 야경은 돌산도 숙소 근처에서도 볼 수 있었다. 전날
산책하면서도 봤다. 그래서 이날은 먼저 거북선대교를 건너서 하멜등대와
여수낭만포차거리를 구경하고 해안가를 따라서 걸어서 돌산대교로 간 후,
돌산대교를 건너서 돌산도로 돌아오기로 했다.
거북선대교 방향으로 걸어가는데 나처럼 거북선대교 방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도 있고, 거북선대교 방향에서 돌산도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거북선대교만 건너면 여수낭만포차거리이고, 돌산도 북쪽에는 숙박시설이 여러
곳 있어서 여기에서 머무르는 사람들은 밤에 조금 긴 산책 삼아서 거북선대교
건너 여수낭만포차와 하멜거리까지 다녀올 수도 있다.
거북선대교를 건너서 하멜대교와 여수낭만포차를 구경한 후, 해안가를 따라서
여수 밤바다를 구경하며 걸었다.
해안가를 따라 걸어가다가 여수엑스포 마스코트인 여니와 수니가
보였다.
"쟤네는 정말 예쁘게 잘 만들었어."
너무 잘 만들어서 탈이에요.
나도 그랬고,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이 여수시 마스코트는 여니와 수니라고
알고 있을 거다. 여니와 수니는 여수엑스포로 인해 전국적인 인지도가 매우
높다. 그리고 여수엑스포가 아니더라도 상당히 잘 만든 마스코트다. 귀엽게
생긴 것 뿐만 아니라 잘 보면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기 매우 좋은 디자인이다.
여수시가 관광도시로 급부상한 계기는 여수엑스포다. 여수엑스포에 이어 버스커
버스커의 여수밤바다 노래가 크게 유명해지면서 여수로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몰려갔다. 이러면서 여수는 수산업과 화학공업의 도시에서
관광도시로 이미지가 혁명적으로 변했고, 이 시기와 절묘하게 맞물려서 여니와
수니가 여수 지역 대표 마스코트로 굳어져버렸다. 누가 봐도 귀엽고 호감가게
생겼고, 조형물 및 인형 같은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기 좋은 디자인에
여수엑스포 때문에 여수 도처에 여니와 수니가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여니와 수니는 여수 공식 마스코트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여수엑스포
마스코트다. 여수시 마스코트는 따로 있다. 그런데 여수시 마스코트는 인지도도
형편없고 보면 왜 인기없게 생겼는지 납득가게 생겼다.
여수 밤바다를 걷다보디 어느덧 돌산대교 입구 팔각정에 도착했다.
팔각정은 특별한 디자인이 아니었지만 여수대교와 어우러진 야간 시간 풍경은
매우 아름다웠다. 낮에 지나가며 봤을 때와는 느낌이 아주 달랐다.
"고양이다!"
팔각정을 구경하는데 고양이가 보였다.
고양이가 무려 세 마리나 있었다. 누가 여기에서 고양이에게 밥을 주고
있었다.
팔각정을 지나서 돌산대교를 걸어서 건너기 시작했다.
돌산대교로 바람이 강하게 불었다. 돌산대교에서 보이는 섬은
장군섬이었다.
돌산대교는 여수 시내와 돌산도를 연결하는 사장교다. 돌산대교 길이는
450m다.
돌산대교는 여수시 봉산동과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사이에 놓여진 연륙교로,
미국 트랜스 아시아사(社)와 한국 종합개발공사가 설계하고, 대림산업과
삼성중공업이 시공을 맡아 1980년 12월에 착공하여 1984년 12월에 완공된
다리다.
돌산대교로 연결된 여수 앞바다는 조류 속도가 초속 3m(조류속도)나 되고,
여수국가산업단지와 여수항에 출입하는 대형 선박의 주요 항로다. 그래서 양쪽
해안에 높이 62m의 강철 교탑을 1개씩 세우고, 56∼87mm 강철 케이블 28개로
다리를 묶어 지탱하는 사장교 형식을 취했다. 이로 인해 돌산대교는 수면 위
높이가 20m에 달한다.
돌산대교를 건너며 보이는 야경은 여수 중앙동 이순신광장 방향 야경이었다.
다리를 건너다 여수 야경을 촬영했다.
여수 야경을 촬영한 후 계속 돌산대교를 걸었다.
"저거 여수 마스코트 아냐?"
다리 맨 위에 아주 작게 무슨 그림이 있었다. 동물 두 마리 그림이었다.
전라남도 여수시 공식 마스코트 구니와 구키였다.
여수 여행 와서 전라남도 여수시 공식 마스코트인 구니와 구키는 이때 처음
봤다. 사진에서 잘 보이지 않지만, 구니와 구키는 거북 캐릭터다. 맨 위에 있는
사진 속 여수엑스포 캐릭터인 여니와 수니와 비교해보면 왜 구니와 구키는 왜
인기가 없는지 구질구질한 설명 없어도 바로 알 수 있다.
마스코트는 여러 상품으로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것은 스티커 형식 뿐만 아니라 입체인 인형, 조형물로도 사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야 한다. 이 점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런데 이 점을 놓치고
만들면 마스코트, 캐릭터로 성공하기 매우 어렵다. 현실세계에서 인형,
조형물로 보여주고 설치함으로써 인지도를 끌어올리고 친밀감을 높이는 것이
마스코트의 인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른 사례이기는 하지만, 캐릭터로 유명하고 인기 좋은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신한프랜즈를 보면 한결같이 인형, 조형물로 만들기 좋은
디자인이다. 그리고 인형 및 조형물로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으며,
실제로 이런 인형 및 조형물로 인기도 많이 끌어올렸다.
여수시 공식 마스코트가 구니와 구키이지만 여수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는
여니와 수니인 상황은 여수시가 공식 마스코트 디자인을 크게 수정하거나
완전히 교체하지 않는 한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돌산대교를 다 건넜다.
"진짜 떠나기 싫다."
여수 여행 마지막 날 밤. 너무 재미있었다. 여수 여행 가서 체력이 된다면
밤에 거북선대교와 돌산대교를 건너며 여수 밤바다를 한 바퀴 쭉 걸어보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정말 아름답고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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