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을 촬영해서 유튜브에 올리는 취미를 다시 시작하고 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이 다시 재미있어졌다. 참그나룬 블로그를 시작하고 유튜브에
영상 올리는 취미도 다시 시작하자 주변에 있는 모든 평범한 것이 다시
호기심거리로 바뀌었다. 예전에 가봤던 곳도 다시 가보고 싶어졌고, 안 가봤던
곳도 가고 싶어졌다. 아무 생각 없이 나가서 막 돌아다니며 블로그에 글 쓸
거리도 찾고 영상도 찍고 싶었다. 이것들 모두 매우 재미있었다. 매우 긴 시간
동안 잊고 있었던 재미였다.
"인천 한 번 가볼까?"
인천광역시는 잘 가지 않는 곳이다. 의정부에서 인천까지는 상당히 멀다.
걸어서는 아예 엄두도 못 내는 거리다. 지하철로도 꽤 오래 걸린다.
의정부역에서 거의 항상 인천행 지하철을 타지만 인천은 의정부에서 하나도 안
가까운 곳이다. 그래서 인천을 가려면 정말 큰 마음 먹고 가야 한다. 집에서
출발하는 것도 일찍 출발해야 한다. 오후 늦게 심심해서 한 번 가보자고 갔다
올 곳이 아니다. 대중교통으로 다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얼마 전 의정부역에서 시작해서 종점인 소요산역까지 전철을 타고 다녀오면서
창밖 풍경을 영상으로 쭉 촬영했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지하철 타고
의정부역에서 소요산역까지 가라고 하면 세상에 그렇게 지루한 일도 없다.
그러나 창밖 풍경을 촬영하면서 가니까 매우 재미있었다. 소요산역까지 가면서
쭉 촬영한 후, 바로 다시 전철을 타고 의정부역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쭉
촬영했다.
수도권 전철 1호선 중 경원선 구간은 다 촬영했다. 나중에 연천역까지 전철
노선이 연장되면 그때 봐서 다시 갈 수도 있겠지만, 그 전에는 그쪽으로 갈
일이 없을 거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하행선을 촬영하고 싶었다.
"인천행 전철 타고 창밖 풍경 쭉 찍어봐?"
인천광역시 자체에 가보고 싶은 것이 아니라 수도권 전철 1호선 열차 타고
인천역까지 가면서 전철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을 쭉 촬영하고 싶었다.
서울역부터 인천역까지 쭉 찍으며 가는 것도 재미있을 거였다.
"인천 가야겠다."
수도권 전철 1호선을 탔다. 서울역부터 영상을 쭉 촬영하기 시작했다.
서울역부터 전철 주행 영상을 쭉 촬영하니 인천역까지 가는 길이 하나도 안
지루했다. 그렇게 영상을 쭉 찍으며 인천역까지 왔다.
'인천 왔는데 조금 돌아다닐까?'
인천역까지 오기는 했지만 인천역에서 특별히 뭔가 해야겠다고 계획하고
오지는 않았다. 원래는 전에 소요산역까지 다녀올 때처럼 인천역에서 바로 전철
타고 돌아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막상 인천역에 도착하자 기껏 인천까지 온 게
아까웠다.
'나가서 조금 돌아다니다가 들어가야지.'
인천역 주변에는 차이나타운이 있다. 그래서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가기로
했다. 인천역에서 나와서 인천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예전에 왔을 때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별로 없었다. 인천 차이나타운 입구 오르막길을
걸어올라갔다.
"여기는 여전하네."
인천 차이나타운 오르막길을 다 올라가자 공갈빵 파는 가게들이 나왔다. 인천
차이나타운 오르막길 끄트머리에 위치한 공갈빵 파는 가게들은 공갈빵 조각을
시식용으로 건네주고 있었다. 시식용으로 주는 것이기 때문에 부담없이 받아서
먹어봐도 된다.
공갈빵을 파는 가게 중 원보병가가 있었다. 원보병가 가서 시식용 공갈빵을
받았다. 공갈빵을 먹으며 삼국지 벽화가 있는 거리를 향해 걸어갔다.
'인천 왔는데 공갈빵 사먹어볼까?'
지금까지 인천 차이나타운은 몇 차례 와봤지만, 여기에서 내 돈 주고 공갈빵을
사먹은 적은 없었다. 항상 가게들이 시식용으로 주는 공갈빵을 받아서 먹기만
했다. 모처럼 왔는데 공갈빵 사서 먹으며 둘어보고 싶었다.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원보병가로 돌아갔다.
가게 입구에는 공갈빵이 담긴 봉지가 쌓여 있었다.
공갈빵이 담긴 봉지 옆에는 깨진 공갈빵이 수북히 들어 있는 봉지가
있었다.
"이거도 파는 거에요?"
"예."
"얼마에요?"
"5천원이요."
'깨진 공갈빵 저거 하나 사면 내일까지 아주 질리게 먹지 않을 건가?'
깨진 공갈빵이 들어 있는 봉지를 들어봤다. 매우 묵직했다. 공갈빵 봉지는
보통 멀쩡한 공갈빵이 3개 들어가 있다. 그런데 깨진 공갈빵 조각이 담긴
봉지는 공갈빵 조각이 층층이 빽빽하게 들어 있었다. 그러니 실제 부피에 비해
매우 무거웠다.
"이걸로 하나 주세요."
멀쩡한 공갈빵 봉지가 아니라 깨진 공갈빵 봉지를 구입했다.
깨진 공갈빵을 들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계산한 후 가게 내부를
둘러봤다.
가게 밖으로 나왔다. 깨진 공갈빵 봉지를 열고 공갈빵 조각을 먹기
시작했다.
건빵 비슷하지만 건빵보다 더 고소한 맛.
기본적인 맛은 고소하게 잘 구운 밀가루 반죽 맛이었다. 시식으로 주는 공갈빵
맛과 약간 차이점이 있었다. 시식으로 주는 공갈빵 조각은 안쪽에 설탕이 발린
부분들이라 맛이 달다. 그러나 내가 구입한 깨진 공갈빵 조각 봉지 속 공갈빵
조각들은 설탕이 발린 것도 있었지만, 안 발린 부분이 훨씬 많았다. 그래서
그렇게 많이 달지 않았다.
"이거 너무 많은데?"
진짜 아무리 먹어도 줄지를 않았다. 양이 엄청 많았다. 분명히 걸으면서
열심히 먹고 있는데 공갈빵 양은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점점 목이 말랐고
배가 슬슬 차는 게 느껴졌다. 진짜 공갈빵을 원없이 먹었다. 먹다가 도저히 안
되어서 봉지를 묶어서 가방에 집어넣었다.
이후 집에 돌아와서 또 계속 먹었다. 이틀간 간식으로 공갈빵 조각만 먹었다.
그나마 다행이었다면 고소하고 단맛이 적어서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었다.
건빵 먹는 기분으로 먹으면 되었다. 건빵보다 먹기 더 쉽고 깔끔하고 바삭했다.
그래서 건빵 먹는 것보다 더 쉽게 먹을 수 있었고, 한 번에 많이 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빵 비슷한 맛이기는 했지만 건빵보다는 훨씬 더
맛있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