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경주시 교동 아침 산책 힐링 여행지 계림

경상북도 경주시로 여행을 갔을 때였다. 경상북도 경주시 여행을 가기로 결정하고 기차를 탔을 때만 해도 많이 돌아다니겠다는 의욕이 별로 없었다. 몸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었고, 여행 다녀와서 한동안 여행기 쓴다고 스트레스받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경주 여행을 갈 때 평소에 여행 갈 때마다 챙겨가던 디지털 카메라조차 챙겨가지 않았다. 아예 여행기를 쓸 생각이 없었고, 글도 딱히 쓸 생각 없었다. 머리 텅 비우고 푹 쉬다 돌아올 계획이었다.

경상북도 경주시에 도착해서도 처음에는 마찬가지였다. 내가 여행을 갔을 때는 날씨가 매우 안 좋았다. 몸 상태도 그렇게 좋지 않고 딱히 열광할 만한 것도 없을 거 같아서 머리 텅 비우고 적당히 맛있는 거 있으면 맛있는 거나 먹으며 아주 푹 쉬다가 돌아올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경주가 이렇게 매력적인 도시였나요?

아주 오래 전 수학여행으로 경주 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경주 자체에 대해서는 그렇게 큰 기억이 많지 않았다. 불국사, 석굴암을 봤고, 달리는 버스 창문 너머로 첨성대를 봤었다. 그래서 경주는 불국사, 석굴암 보러 가는 도시 정도로만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경주 도착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시작하자 경주가 불국사, 석굴암만 있는 도시가 아니라 너무나 매력적인 관광 도시라는 사실을 점차 알아가게 되었다.

경주를 돌아다니면서 경주의 매력에 빠져들 수록 원래 계획과 달리 점점 경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구경하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고 커져갔다. 왜 여행 오기 전에 디지털 카메라를 안 들고 왔는지 매우 후회되었다. 이런 매력적인 관광지에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왔다면 사진도 많이 찍고 여행기도 꽤 재미있게 쓸 수 있을 거였다.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여행기를 쓰는 방법이 있기는 했지만 처음에 여행기 쓸 생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여행 초반부 사진이 아무 것도 없었다. 이미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었다. 여행기 쓰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그대로 지키되, 경주에서 적당히 먹을 거 맛있는 거 있으면 먹고 푹 쉬다 돌아가겠다는 계획은 바꿔서 어지간하면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을 다 가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사장님과 대화를 나누며 경주 여행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 경주 여행은 준비한 게 아예 없었다. 애초에 오직 푹 쉴 생각만 하고 내려왔기 때문에 알아본 것이 전혀 없었다. 그저 가까운 곳에 맛집 있으면 맛집 가서 밥 먹고, 괜찮은 카페 있으면 카페 가서 차 마시며 쉴 생각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정도야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금방 찾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안 알아봤다.

"아침에 계림 가서 산책하면 참 좋아요."
"계림이요?"
"예. 아침에 계림 가면 조용하고 특유의 운치가 있어요."

사장님께서는 걸어서 돌아다닐 수 있는 곳을 여기저기 알려주시다가 걷는 거 좋아하고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면 계림을 한 번 다녀오라고 추천하셨다. 이른 아침에 계림 가서 산책하면 조용하고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매우 좋다고 하셨다.

'계림 가봐야겠다.'

사장님께서 계림이 이른 아침에 산책하기 너무 좋은  곳이라고 알려주시자 정말 가보고 싶어졌다.

다음날이었다. 아침 일찍 일어났다. 조식이 제공되기 전에 계림으로 가서 산책하고 돌아오기 위해서였다.

계림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 경주는 매우 조용했다.






계림으로 가는 길에는 왕릉이 몇 기 있었다. 이 중에는 경주 내물왕릉도 있었다.






경주 왕릉은 아주 야트막하고 작은 동산처럼 생겼다. 사람들 중 무덤을 무서워하는 사람이 꽤 많다. 왕릉도 엄연한 무덤이지만, 왕릉 보고 무섭다고 하는 사람은 아직 못 봤다. 경주로 여행와서 본 왕릉은 한결같이 독특한 경주만의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조금 더 걸어가자 숲 같은 공원이 나왔다. 계림이었다.




계림 안에는 조그마한 시내가 흐르고 있었다. 싱그러운 풀냄새와 상쾌한 나뭇잎 냄새, 그리고 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머리 속을 맑게 해주었다.








경주 교동 계림은 이름 아침에 산책하자 몸과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깨끗해지는 기분이 드는 곳이었다. 동네 주민분들도 와서 조용히 산책을 즐기고 있었다.






'진짜 여기는 여기만의 운치가 있구나.'

경주 계림은 단순히 아침에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곳이 아니었다. 특유의 운치가 있었다. 경주 계림에서는 내물왕릉을 비롯한 왕릉들이 보인다. 그리고 멀리 첨성대가 보인다. 한편으로는 뭔가 가볍게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기분이 드는 곳이었다. 많은 고대 유적들과 현대가 함께 어우러져 살아숨쉬고 있는 신비로운 도시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경주에서 뿜어져 나오는 독특한 분위기는 단지 개량 한옥과 국사 시간 때 배웠던 지식들의 잔상 때문이 아니라 정말로 경주 기저에 이와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알려주는 곳이었다.




계림의 이른 아침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경주 계림은 1963년에 사적 제19호로 지정된 곳이다. 계림은 경주 김씨의 시조인 김알지가 태어난 곳이라는 전설을 간직한 숲으로, 김알지 신화로 많이 알려져 있는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계림'이라고 하면 유적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유적, 관광지를 보면 특정 시간에 가야 제대로 된 풍경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계림도 마찬가지였다. 만약 낮에 왔다면 나무 조금 많은 숲 같은 공원이라는 감상에서 벗어나지 못 했을 거였다. 그렇게 계림을 둘러보고 실망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숙소 사장님 조언대로 이른 아침에 계림에 갔더니 너무 매력적인 곳이었다. 계림도 특정 시간에 가야 제대로 된 분위기와 그 특유의 매력과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음미할 수 있는 곳이었다. 바로 이른 아침이었다.

경주 여행을 가게 된다면 한 번 정도는 이른 아침에 계림으로 가서 아침 산책을 즐겨보기 바란다. 경주만의 독특한 운치를 느끼는 좋은 시간이 될 거다.

Post a Comment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