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우즈베키스탄 전통 음식 타슈켄트 방식 오쉬 맛집 솜사샤슬릭

얼마 전에 경기도 의정부시에 새로 생긴 우즈베키스탄 식당에 다녀왔어요. 오랜만에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먹자 매우 맛있었어요. 한동안 꽤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우즈베키스탄 음식 맛이었어요. 음식 맛은 매우 좋았어요.

"역시 우즈베키스탄이 미식의 나라라니까."

우즈베키스탄 요리는 중앙아시아 음식 문화에서 대표적인 음식 문화에요. 우즈베키스탄이 음식이 가장 맛있어요. 맛있고 화려해요. 종류도 많구요. 우즈베키스탄 음식은 러시아에서도 인기가 좋다고 해요. 조지아 요리와 더불어서 매우 인기 좋은 요리라고 해요.

우즈베키스탄 요리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먹는 편이에요. 우즈베키스탄 요리에서 한국인 입맛에 안 맞는 부분이라면 상당히 기름지다는 점이에요. 기름지다는 수준을 넘어서 정말 기름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요. 단순히 기름이 많아서 느끼한 수준이 아니라 정말 기름이 매우 많아요. '기름지다', '느끼하다'라는 표현을 넘는 음식들이 꽤 많아요. 그런데 이 기름진 부분만 제외하면 한국인들에게 어색하지 않고,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맛이에요.

우즈베키스탄 요리에서 이 기름이 듬뿍 들어가서 감당 안 되는 기름맛을 해결하는 방법은 홍차에요. 신기하게 홍차와 함께 마시면 기름맛이 매우 잘 지워져요. 맹물과는 비교할 바가 아니고, 콜라보다도 홍차가 더 효과적이에요. 그래서 홍차와 함께 먹으면 기름맛의 부담에서 자유로워져요. 우즈베크인들도 식사할 때 홍차와 함께 잘 먹구요.

우즈베크어에는 맛있다는 표현이 몇 개 있어요. 이 중 shirin 이라는 단어가 있어요. 사전에는 '달다'라고 나와 있어요. 그래서 현지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shirin을 단순히 '달다'라고만 알고 있어요. 그리고 '맛있다'는 mazali 라고만 알아요. 보통 교재에 이렇게 나오거든요. 하지만 우즈베크어에는 '맛있다'는 표현도 여러 가지 있고, 잘 골라서 써야 해요. 어떻게 맛있다는 건지 표현하는 게 조금 다르거든요. 이것은 현지 가야 익히는 부분이에요. 이론으로 아무리 공부해봐야 잘 안 닿고, 잘 쓰지도 못 하거든요.

그러면 shirin 이라는 단어는 언제 쓰는가?

첫 번째는 사전에 나와 있는 그대로에요. 맛이 달다고 할 때 shirin 이라고 해요. 사탕, 설탕 같은 거요. 그리고 그 다음으로 두 번째로는 기름져서 맛있는 것을 shirin 이라고 해요. 그래서 고기가 맛있을 때도 shirin 이라는 말을 써요. 이때는 고기가 기름지고 맛있다는 의미에요. 그 외에 기름이 많이 들어가서 - 기름지고 맛있다는 말을 할 때는 shirin이라고 해요. 그러니까 달지 않고 기름지지도 않은데 맛있는 것에는 shirin 이라는 말을 안 써요.

"타슈켄트 음식 그립네."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먹자 타슈켄트 음식을 먹고 싶어졌어요. 의정부에 있는 우즈베키스탄 식당 음식도 맛있기는 했지만, 타슈켄트 음식은 아니었어요.

타슈켄트 음식이 먹고 싶어진 이유는 제가 2012년에 1년간 우즈베키스탄에서 살았을 때, 제가 살았던 도시가 바로 타슈켄트였기 때문이었어요. 타슈켄트에서 살았으니 타슈켄트 음식을 먹었어요. 우즈베키스탄 전통 빵인 논을 먹어도 타슈켄트 논을 먹었고, 우즈베키스탄 전통 요리들을 먹을 때에도 당연히 타슈켄트 방식 요리들을 먹었어요.

"동대문 가야겠다."

수도권에서 타슈켄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동대문에 있어요. 그래서 동대문 가서 오랜만에 그리운 타슈켄트 음식을 먹기로 했어요.

동대문으로 갔어요. 제가 간 곳은 '탄드르'라는 식당이었어요. 여기가 타슈켄트 오쉬를 판매하는 가게에요. 주변 다른 우즈베키스탄 식당 중에서 타슈켄트 오쉬를 파는 곳이 또 있을 수 있겠지만, 제가 기억하는 곳은 여기가 타슈켄트 오쉬를 파는 곳이었어요.

탄드르 식당으로 갔어요. 타슈켄트 대표 음식인 오쉬를 주문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오쉬가 나왔어요.

타슈켄트 오쉬는 이렇게 생겼어요.




"그래, 이게 타슈켄트 오쉬지!"

타슈켄트 오쉬는 타지역 오쉬와 달라요. 가장 큰 특징은 위에 올리는 고기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처음부터 섞어서 줘요.

다른 지역에서는 오쉬를 줄 때 덮밥처럼 재료를 하나씩 올려서 떠줘요. 여기에는 남이 먹던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것을 준다는 의미가 있어요. 하지만 타슈켄트는 처음부터 고기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다 섞어서 줘요.

직접 떠서 그릇에 올리는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타슈켄트에서는 오쉬를 접시에 뜰 때 넓적한 주걱으로 오쉬를 떠서 접시에 그대로 오쉬를 담는 것이 아니라, 주걱에 있는 오쉬를 살짝 위로 던져서 접시에 올려요. 이렇게 접시에 담으면 밥알과 재료가 곱게 퍼져서 담겨요.




"와, 여기는 노란 당근을 어떻게 구해왔지?"

타슈켄트 오쉬의 특징은 바로 노란 당근. 이게 매우 중요해요. 타슈켄트 오쉬는 노란 당근을 쏟아붓는 수준을 넘어서 진짜 무지막지하게 많이 집어넣어요. '당근밥'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채 썬 노란 당근을 어마어마하게 쏟아부어요. 그래서 타슈켄트에서 오쉬를 먹어보면 모든 숟가락에 노란 당근이 있을 정도에요.

오쉬 맛의 핵심은 기름과 당근이에요. 이 둘이 부실하게 들어가면 제 맛이 안 나요. 정말 과한 수준을 넘어서 말도 안 나올 정도로 많이 들어가야 제맛이 나와요. 오쉬 맛의 핵심은 당근 단맛과 기름 단맛이거든요. 당근 단맛이 충분히 나야 제대로 맛있는 오쉬 맛이 되요. 이것은 마치 춘천 닭갈비에서 고구마가 단맛이 잘 나야 하고, 고구마가 많이 들어가야 제맛이 나는 것과 비슷해요.

탄드르 식당의 오쉬는 타슈켄트 방식이라서 건포도가 들어가 있었어요. 타슈켄트 현지에서 먹었던 오쉬와 비교해보면, 타슈켄트 현지에서는 건포도도 청포도로 만든 건포도와 적포도로 만든 건포도 둘 다 넣어요. 그런데 여기는 적포도로 만든 건포도만 들어 있었어요. 그래도 이 정도면 정말 타슈켄트 현지에서 판매하는 오쉬 수준으로 만든 오쉬였어요. 노란 당근에 감동했어요.




우즈베키스탄 음식 문화에서 오쉬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음식이에요. 왜냐하면 오쉬는 각 지역마다 각 지역 방식의 오쉬가 있어요. 기본적으로 만드는 방법은 거의 다 같지만, 들어가는 재료에 약간씩 지역색과 차이가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전통 빵인 논과 더불어서 어디에나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역마다 재료와 맛에 차이가 있는 음식이에요. 타슈켄트 오쉬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아예 담는 방식도 모든 재료를 섞어서 담는 독특한 형태구요.

그래서 우즈베키스탄 TV 프로그램에서는 각 지역 오쉬 대표들을 뽑아서 대결시키는 프로그램도 있었어요. 인기가 꽤 있었는지 시즌제로 몇 번 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우즈베키스탄 오쉬는 매우 재미있는 음식이기도 해요. 만드는 과정을 보면 일반적인 밥 짓는 방식이에요. 솥에 기름을 붓고 양의 엉덩이 지방 (Dumba)으로 양기름을 뽑아내요. 이 기름으로 고기를 볶고 튀겨요. 여기에 양파를 넣기도 해요. 이후 그 위에 당근을 무지막지하게 쏟아부어요. 마지막으로 쌀을 붓고, 물을 부은 후 밥을 지어요.

다른 재료들을 볶기는 하지만, 쌀은 볶는 과정이 아예 없어요. 쌀만 보면 우리가 밥 짓는 것과 똑같아요. 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우리가 먹는 밥이 아니라 볶음밥에 가까운 밥이에요. 그래서 오쉬를 볶음밥이라고 잘못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러나 오쉬는 절대 볶음밥이 아니에요. 밥을 안 볶고, 우리가 밥 짓는 것처럼 밥을 지어요. 그래서 우즈베크어로도 '오쉬를 만들다'라고 할 때는 pishirmoq - '요리하다'가 아니라 damlamoq 을 사용해요.

이 때문에 오쉬는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기름밥'이라고 번역하는 게 맞아요. 예전부터 보통 '기름밥'이라고 소개되곤 했구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오쉬를 '볶음밥'이라고 엉터리로 소개하는 글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밥을 안 볶는데 볶음밥이라고 하면 안 되죠. 아무리 결과물이 볶음밥과 비슷하다고 해도 엄연히 밥을 지어서 만드는 건데요.

우즈베키스탄에서는 가정에서 냄비나 밥솥으로 오쉬를 만들어 먹기도 해요. 재료를 볶은 후 쌀 넣고 밥을 지으면 되기 때문에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라고 해요. 저는 한 번 시도해본 적 있었지만, 물 조절을 잘못해서 망했었어요. 물 조절만 잘 하면 전기 밥솥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에요. 물론 엄청 큰 솥에 만드는 것보다는 맛이 별로이겠지만요.

우즈베키스탄에서 오쉬는 외식 기준으로 점심 요리에요. 주로 점심에 많이 팔아요. 저녁에 판매하는 식당도 찾아보면 없지는 않겠지만 정말 별로 없어요. 그리고 가격도 비싸구요. 사실 저녁에 식사류를 파는 식당이 많으려면 야근 문화가 매우 크게 발달해야 하는데 우즈베키스탄은 그런 나라가 아니거든요.

탄드르 식당의 오쉬 맛은 타슈켄트에서 평균적인 오쉬 맛이었어요. 이건 정말 자신있게 말할 수 있어요. 아무리 우즈베키스탄에서 살았던 게 꽤 오래 전 일이라 해도, 정말 매일 오쉬를 먹었거든요. 오쉬를 너무 좋아해서 단 하루도 빠짐없이 먹었어요. 오쉬가 열량은 무지 높은 음식이지만, 양이 많지는 않아요. 그래서 오쉬를 주문하고, 다른 음식을 하나 더 주문해서 먹곤 했어요. 점심은 오쉬와 다른 음식을 먹었고, 저녁은 솜사나 논, 그 외 다른 것들을 먹곤 했어요. 즉, 거의 1년간 매일 먹었기 때문에 잊을 수 없는 맛이에요.

탄드르 식당의 오쉬는 건포도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불어난 건포도를 씹으면 새콤달콤한 맛이 났어요. 단맛이 중심이지만 새콤한 맛도 살짝 있었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는 위에서 말한 대로 익힌 당근의 단맛과 기름 단맛이 잘 느껴졌어요. 당근은 식감은 무시해도 되는 수준으로 부드러웠고, 단맛도 은은한 편이었어요. 당근 단맛이 연하게 밥 전체에 퍼져 있었어요.

탄드르 식당 오쉬에서 위에 올라가 있는 고기는 매우 부드러웠어요. 위에 올라가 있는 고기는 양고기였어요.

전체적으로 보면 타슈켄트 오쉬의 평균적인 맛 - 그러니까 꽤 맛있었어요. 하지만 타슈켄트 현지에서 먹는 오쉬에 비하면 미세한 차이가 있었어요. 먼저 제가 이번에 탄드르 식당에서 먹은 오쉬는 약간 짭짤했어요. 하지만 타슈켄트 현지에서 먹는 오쉬는 싱겁지 않을 정도로 간을 하지, 짭짤하게 만들지는 않아요. 그리고 타슈켄트에서 살 때 먹었던 오쉬에 비해서 당근이 적게 들어갔어요. 제가 이번에 먹은 오쉬도 당근이 충분히 잘 들어가 있었지만, 타슈켄트 현지에서 먹은 오쉬들은 이것보다 당근이 더 많이 들어 있었어요.

그렇지만 탄드르 식당의 오쉬는 매우 맛있었고, 타슈켄트 현지의 오쉬맛의 평균적인 맛이었어요.

예전에 제가 살던 동네에서 인기가 진짜 좋은 오쉬 가게가 떠올랐어요. 그 가게는 워낙 인기가 좋아서 엄청나게 많이 만드는데 한 시간이면 다 팔리고 장사가 끝나곤 했어요. 그 집 할아버지가 만드는 오쉬는 인기가 매우 좋았고, 진짜 맛있었어요. 시장에서 파는 오쉬인데 비싼 식당, 오쉬 전문점에서 파는 오쉬보다도 훨씬 더 맛있었어요. 아낌없이 들어가는 재료와 그 절묘한 맛들의 조화와 균형이 예술이었어요.

그 할아버지가 만드는 오쉬는 워낙 빨리 팔렸기 때문에 밑바닥에 있는 오쉬는 특별한 맛이 있었어요. 맛이 훨씬 진했어요. 단점이라면 부재료가 적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하지만 매우 농축된 당근 단맛과 기름 단맛의 하모니는 왜 우즈베크인들이 기름진 걸 '달다'고 하는지 이해시켜주는 맛이었어요. 그래서 밑바닥 오쉬를 먹게 되어도 매우 좋아했었어요.

단, 그 할아버지 것은 워낙 인기가 좋아서 싱싱한 밑바닥 오쉬를 먹을 수 있어서 그랬던 거였고, 일반적으로는 밑바닥에 있는 오쉬는 부재료가 적고 만든지 시간이 꽤 지난 오쉬라서 맛이 떨어지는 편이에요.

탄드르 식당을 찾아가려면 지도에서 '탄드르'라고 검색하면 안 되요.




먼저 네이버 지도에서는 '솜사샤슬릭'이라고 검색해야 해요.




카카오맵에서는 '솜사샤슬릭 탄드르'라고 검색해야 해요.

외국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을 보면 네이버지도, 카카오맵에 식당명이 이상하게 등록되어 있는 일이 꽤 있어요. 여기도 마찬가지였어요. 물론 간판은 솜사 샤슬릭이 맞지만, 직원들 유니폼이나 명함은 '탄드르'에요. 근처 '탄드르'라는 빵집과 같은 가게이기는 하지만, '탄드르'로 찾아가면 거기는 정말 빵만 팔아요. 음식을 파는 가게는 솜사샤슬릭이에요.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의 대표 음식이 바로 오쉬에요. 우즈베키스탄 각지에 다양한 오쉬가 있고, 다 각각의 매력을 뽐내지만, 우즈베키스탄 대표 오쉬로는 타슈켄트의 오쉬를 손꼽아요.

서울에서 우즈베키스탄 요리 중 타슈켄트 오쉬를 먹어보고 싶다면 솜사탄드르로 가면 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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