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남해군 남해공용터미널 남해전통시장 콩죽 콩칼국수 맛집 시장콩죽

친구와 경상남도 통영시를 쏘카를 빌려서 여행하는 중이었다. 친구는 이 여행이 너무 재미있었는지 하루 더 여행하자고 했다. 친구에게 그러게 진작에 일정을 조금 길게 잡자고 하지 않았냐고 했다. 친구는 툴툴대었다. 그러나 대체 얼마나 이 여행이 재미있었는지 내게 계속 하루만 여행을 더 하자고 졸랐다. 하루 정도는 여행을 더 해도 괜찮았기 때문에 그러자고 했다.

여행을 하루 더 하게 되었는데 어디 갈 지에 대해서는 딱히 생각해본 곳이 없었다. 그때 떠오른 곳이 있었다. 경상남도 남해군이었다. 경상남도 남해군은 섬이다. 여기도 쏘카를 빌려서 드라이브 여행하면 나름대로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 같았다. 드라이브 여행은 아무래도 차를 세울 만한 곳이 매우 많은 곳으로 가야 재미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는데, 해안선에는 자잘한 포구가 많아서 차를 주차하기 좋다. 포구에 차를 주차한 후 조금 걷고 구경하고 놀다가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식으로 이동하면 하루 종일 또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거 같았다.

경상남도 남해군으로 여행가기 전에 먼저 경상남도 남해군도 쏘카로 다닐 수 있는 곳인지 검색해봤다. 경상남도 남해군도 쏘카존이 있었다. 쏘카로 차량도 빌릴 수 있었다. 경상남도 남해군은 고령화가 매우 심한 시골 지역이다. 그러나 여행객이 상당히 많이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다. 경상남도 남해군에 쏘카존이 있고 차량을 빌릴 수 있는 이유는 남해군 사람들이 쏘카를 많이 빌려서가 아니라 관광객들이 놀러와서 렌트카 빌리듯 쏘카를 빌려서 놀기 때문에 그런 것 같았다.

"남해 가자."

친구에게 남해군 가자고 했다. 친구도 좋다고 했다. 이 친구와 남해군을 여행갔던 것은 매우 오래 전이었다. 정확히 언제 갔는지 잘 기억나지도 않았다. 다행히 이 친구와 경상남도 남해군 여행을 갔던 기록이 있었다. 2014년 여름 일이었다. 2014년에 간 후 안 갔다가 이번에 가면 거의 10년 만에 다시 가보는 것이었다.

경상남도 통영시에서 남해군을 가기 위해서는 통영시에서 버스를 타고 진주시로 넘어간 다음에 진주시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남해군으로 넘어가야 했다. 진주시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서 남해군 가는 버스를 타고 남해군 가서 쏘카를 빌려서 놀기로 했다.

통영 일정을 마치고 진주로 넘어가서 1박 한 후 이른 아침에 진주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경상남도 남해군으로 갔다. 버스가 남해공용터미널에 도착했다. 참 오랜만에 오는 경상남도 남해군이었다.

"쏘카 빌리려면 얼마나 남았어?"
"시간 조금 많이 남았어."

친구에게 쏘카 빌리기로 한 시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냐고 물어봤다. 친구는 시간이 꽤 남았다고 했다. 경상남도 남해군 읍내는 그렇게 크게 돌아다닐 게 없었다. 날은 아침부터 더웠다. 매우 맑았다. 남해군 읍내를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었고, 쏘카존에서 너무 멀어지면 나중에 쏘카존으로 시간 맞춰 간다고 둘이 헐떡거릴 거였다. 그래서 적당히 아침 먹을 만한 곳이 있으면 아침을 먹기로 했다.




"콩죽? 우리 저거 먹자."

콩죽 파는 식당이 있었다. 친구에게 아침으로 콩죽을 먹자고 했다. 친구도 좋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간 식당이 바로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공용터미널 남해전통시장 콩죽 국수 맛집 시장콩죽이었다.

경상도 아침 식사 인기 메뉴 콩죽의 유래


어째서 경상도에서는 콩죽을 즐겨먹는가?

경상도 여행을 하면서 참 궁금했던 점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2000년대 중후반까지만 해도 경상도에서 콩죽을 먹는 일은 별로 없었다. 2000년대 초에는 확실히 콩죽을 먹는 문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2000년대 초에는 경상남도를 매 여름과 매 겨울에 한 번은 갔었다. 그때 콩죽 먹는 문화를 접하지 못했다. 정확히는 콩죽을 보지도 못했다. 콩죽 소리를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런데 2020대 들어서 경상도 여행을 가보면 콩죽이 널리 퍼져 있었다. 원래부터 먹던 전통음식은 분명히 아닌데 어느 순간 경상도 전역에 콩죽이 쫙 퍼졌고, 아침 식사 인기 메뉴로 자리잡았다.

나중에 조사해보니 경상도에서 아침 식사 인기 메뉴인 콩죽은 원래 경상도 음식이 아니다. 경상도 지역에 들어온 중국인 및 조선족들이 아침에 중국 음식인 또우장을 판매했는데 이게 현지인들 사이에서 반응이 좋아서 경상도 일대에 콩죽이 확 퍼졌다고 한다.

또우장 豆漿 은 두유 비슷한 음식이다. 따뜻한 콩물에 꽈배기 같은 밀가루 튀김인 유타오를 찍어먹거나 잘라서 말아먹는다. 경상도 콩죽을 보면 또우장 형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곳도 있고, 변형된 곳도 있다.

경상도만 왜 이렇게 또우장이 인기를 끌면서 아침 식사 인기 메뉴가 되었는지 궁금해할 수도 있다. 먼저 경상도에는 공단이 꽤 많고, 중국인 및 조선족의 유입도 꽤 있다. 경상북도 경산시, 경상남도 남동임해공단 등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상당히 많다. 그래서 외국인 노동자 문화가 크게 발달한 지역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또우장이 한국인 입맛에 꽤 잘 맞는 편이다. 따뜻한 콩국물인데 이게 두유와 비슷하다. 그래서 외국인 노동자가 많다는 점과 원래 또우장이 한국인이 아침에 즐겨 마시는 두유와 비슷한 음료라는 점 때문에 경상도 일대에 아침 식사 인기 메뉴로 퍼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공용터미널 남해전통시장 콩죽 국수 맛집 시장콩죽


시장콩죽 안으로 들어갔다. 아침부터 장사하고 있었다.




메뉴에는 콩죽이 있었다. 그런데 희안하게 '콩'자와 '죽'자 사이에 하얗게 '국수'라는 글자가 추가되어 있었다. 친구와 콩죽을 주문했다.




메뉴 중 '초상죽'이라는 메뉴가 있었다. 초상죽은 단체용 죽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메뉴에도 콩죽을 보면 '콩'자와 '죽'자 사이에 '국수'라고 검은색 매직으로 적혀 있었다.




식당 내부는 깔끔하고 소박했다.




조금 기다리자 주문한 콩죽이 나왔다.

경상남도 남해군 남해읍 시장콩죽 후기





"이래서 국수라고 써놨구나!"

경상도 타지역에서 먹어본 콩죽은 중국의 또우장이었다. 유타오 집어넣는 것까지 똑같았다. 유타오 대신 꽈배기를 집어넣기는 했는데, 유타오나 꽈배기나 그놈이 그놈이다. 솔직히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경상남도 남해읍 시장콩죽의 콩죽은 확실히 달랐다. 뜨뜻한 콩국물까지는 똑같았지만 유타오 대신에 수제비 면발이 들어가 있었다. 위 사진 가운데 부분을 자세히 보면 하얗고 굵은 면발이 보일 것이다.

테이블에 있는 설탕을 콩죽 국물에 쳐서 잘 섞었다. 설탕을 충분히 넣은 후 먹기 시작했다.

뜨뜻한 콩국물 칼국수

시장콩죽의 콩죽은 그냥 콩죽이 아니었다. 콩죽 국수였다. 국물은 진한 편이었다. 국물을 먹으면 따스하고 부드러운 콩죽 국물이 두꺼운 모피의 푹신한 털로 변신해 식도와 위를 문지르며 내려갔다. 식도와 위벽에 있는 더러운 찌꺼기 같은 통증을 콩죽이 부드러운 융으로 깔끔히 닦아내었다. 속이 한 번에 확 풀리는 맛은 아니었지만 통증을 달래주며 속을 보호해주는 느낌이었다.

면발은 밀가루 수제비 면발이었다. 면발이 가늘지 않아서 뜨거운 콩국물 속에서 쉽게 불지 않았다. 후후 불면서 먹었다. 팥칼국수에서 팥죽 대신 콩죽이 들어간 맛이었다. 그러니까 이건 정확히 말하자면 콩죽 국수가 아니라 콩칼국수였다. 참 신기한 음식이었다. 팥칼국수야 여러 번 먹어봤지만 콩칼국수는 남해군 시장콩죽에서 처음 먹어봤다.

"별 거 아닌 거 같은데 별미네."

콩칼국수는 처음이라 매우 신기했다. 아침부터 밀가루면 먹으니 속에서 싫다고 할 법도 한데 콩물 때문에 속에서 따스하게 받아주었다. 남해군 여행 갔다면 시장콩죽의 콩죽은 반드시 먹어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팥칼국수가 아니라 콩칼국수는 지금까지 여기에서 밖에 못 먹어봤다. 맛이 이상하지 않고, 설탕을 쳐서 먹으면 따스하고 달콤한 두유에 칼국수 면을 말아먹는 맛이 난다. 시장콩죽의 콩죽을 먹으면 재미있는 식사를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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