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야 일본 라멘 전문점 체인점 돈코츠 라멘

한국인에게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한국과 일본은 얼핏 보면 매우 비슷한 점이 많은 나라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한국과 일본은 과거부터 교류가 매우 많았고, 현재도 교류가 많기 때문이다. 더 깊이 들어가면 한국인들이 일본에 대해 중국보다 더욱 비슷하고 친밀하게 느끼는 이유는 양국 문화 중 비슷해보이는 부분이 꽤 많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감정적이거나 느낌적인 특징이 아니다. 실제 구조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에 한국인들은 일본 문화에 대해 매우 친근하고 비슷하다고 여기곤 한다.

물론 이에 대해 반박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한국인들이 일본과 일본 문화의 이해에 대해 요구하는 기준 자체가 얼마나 높은지를 보면 반박할 수가 없다. 일국의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언어만 봐도 한국에서 일본어를 한다고 하려면 그 기준이 다른 외국어에 비해 상당히 말도 안 될 정도로 매우 높다. 어줍잖게 몇 마디 하는 것으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 여행 가서 불편한 점 하나 없이 잘 돌아다닐 정도로 일본어를 해도 그 정도 수준이라면 누구나 조금만 하면 다 하는 거 아니냐며 무시받기 딱 좋다. 정작 한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이 가는 동남아시아 국가들 언어를 그 정도까지 하는 사람은 진짜 별로 없는데 말이다. 동남아시아를 벗어나 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아랍, 유럽까지 가지도 않고 동남아사이로만 봐도 그 정도다. 언어 뿐만 아니라 문화 역시 마찬가지다.

다시 문화 이야기로 돌아가도록 하겠다. 한국인들이 일본 문화에 대해 매우 친근하고 비슷하게 여기는 구조적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과거부터 교류 자체가 매우 많았다.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해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들은 상당히 많다. 바로 옆에 있고 한국보다 발전한 국가이다 보니 여러 목적으로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들이 많았고, 이들을 통해 많은 일본 문화가 한국으로 유입되었다.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일본 문화를 접할 기회가 많았던 것이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 이유는 일본이 꾸준히 서양 문화의 동양 유입 관문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점이다. 서양 문화의 동아시아권 확산 과정을 보면 일본이 먼저 받아들이고, 일본에서 특유의 변형이 일어난다. 일본에 도입된 서양 문화는 일본에서 동양인들이 이질감을 덜 느끼는 쪽으로 변형된 후 다른 동양 국가로 확산되어 간다. 과거보다는 많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현재에도 꾸준히 일어나고 있는 서양 문화의 아시아권 확산 방식 중 하나다.

두 번째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 왜냐하면 한국인들이 일본과 전혀 관련없는 서양 문화라고 여기는 것들 중 꽤 많은 것들이 서양 문화가 한국에 바로 도입된 것이 아니라 일본을 통해 일본화된 서양 문화가 도입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일본화된 서양 문화까지 일본 문화의 영향이라 본다면 한국인들의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일본 문화가 한국인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일 문화 차이 상징 같은 음식 일본 라멘


한국은 현대 들어서 일본 문화의 영향을 알게 모르게 상당히 크게 받은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문화에는 차이점이 나름 꽤 크게 존재한다. 어쩌면 기저에는 물과 기름 같은 정반대되는 성향이 양국 문화에 깔려 있다. 양국의 문화 기저에 깔려 있는 선호가 워낙 다르다 못해 반대에 가깝다 보니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보면 큰 차이가 나타난다.

이는 양국 음식 문화에서 상당히 두드러지게 나타나며, 관찰하기도 매우 쉽다.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 음식은 일본화되고, 한국으로 건너온 일본 음식은 한국화된다. 양국 음식이 그대로 토착화되는 일은 의외로 많지 않다. 이러한 현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음식이 한국에서는 일본 라멘이다.

일본 음식은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한국에서 일본 음식에 대한 이미지는 깔끔하고 절제된 맛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과거에 비해 많아 바뀌기는 했지만 여전히 일본 음식에 대한 이미지는 한국에서 깔끔하고 절제된 맛이라는 이미자가 강한 편이다. 그래서 일본 여행을 처음 가 본 사람들이 가장 당황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일본 음식의 맛이다. 한국인이 일본 음식에 대해 갖고 있는 이미지와 한국인이 일본 음식을 사진으로 보고 상상한 맛과 전혀 다른 맛이 나서 충격받는 사람들이 꽤 있다.

이러한 양국이 선호하는 맛과 향의 차이가 극명히 드러나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일본 라멘이다. 어쩌면 일본 라멘이 한국과 일본 양국의 문화 차이의 상징 같은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라멘은 한국인들이 상상하는 일본 음식의 맛과 실제 일본 현지의 일본 음식 맛의 괴리를 극명히 보여주는 음식이었다. 오죽했으면 일본 현지에서 일본 라멘을 먹어본 사람들 평이 대체로 짜고 느끼하고 고기 냄새가 너무 진해서 역하다는 평이었을 정도였다. 이를 넘어서 한때 한국인들 사이에서 일본인들도 일본 라멘은 면발만 건져먹고 국물은 버리는 음식이라는 말이 정답처럼 돌아다니기도 했을 지경이었다. 이런 일들이 아주 옛날 몇십 년 전 일이 아니다. 고작 5년 전까지도 이랬고, 5년 전에는 일본 여행 가는 한국인들이 엄청나게 많을 때였다.

한국에서 일본 라멘은 인기가 좋은 편이다. 3년에 걸쳐 한국에서 노재팬 운동과 역병 사태가 연달아 터지면서 일본 라멘 가게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한때는 일본 라멘 가게가 매우 많았고, 많은 사람들이 일본 라멘 가게에서 줄을 서곤 했다.

한국에서 일본 라멘 식당들을 보면 하나같이 공통된 특징이 있다. 처음에는 일본 본토의 맛이라고 내세우며 일본에서 판매하는 라멘과 비슷한 맛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앞에서는 맛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먹다가 남기는 사람이 태반이고, 결국 일본 라멘 맛집으로 살아남는 집들은 일본 라멘 맛을 한국화한 식당들 뿐이다. 끝까지 일본 본토의 라멘 맛을 고집한 식당들은 결과가 하나 같이 다 안 좋았다.

이렇게 한국인들이 가장 만만하게 보고 가장 친숙할 것 같아서 도전했다가 엄청난 문화 차이를 느끼며 충격받았던 대표적인 일본 음식이 바로 일본 라멘이다.

소노야 일본 라멘 전문점 체인점 돈코츠 라멘


일본 라멘을 먹고 싶어서 간 곳은 소노야였다. 소노야는 일본 라멘 전문점이다. 소노야는 1991년 한일합자 투자법인인 (주)공영식품 설립부터 시작된 회사다. 한국의 일본 라멘 회사 중에서는 나름 역사가 긴 편이다. 홈페이지를 보면 회사 연역은 1991년에 공영식품이 설립되었다고 나와 있고, 회사 소개를 보면 1988년에 한일합자 승인으로 일본 외식 전문업체인 하마사쿠 그룹과 합자 법인으로 설립한 회사라고 나와 있다.

공영식품의 브랜드는 총 4개로, 기소야, 신기소, 소노야, 멘타로가 있다. 이 중 내가 가본 적이 있고 지금도 간간이 가는 곳은 소노야다. 소노야를 잘 가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내가 잘 다니는 동선에 매장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본 라멘 먹고 싶을 때 무난하게 먹고 오기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소노야의 돈코츠 라멘은 이렇게 생겼다.




소노야의 돈코츠 라멘 국물은 누르스름한 색이다. 여기에 기름이 둥둥 떠 있다.




고명으로는 숙주나물, 어묵, 삶은 달걀 반 개, 파 등이 올라가 있다.




차슈는 2장 들어가 있었다.




소노야 돈코츠 라멘 가격은 8500원이다.




소노야 돈코츠 라멘 맛은 한국화가 매우 많이 진행된 맛이다. 기본적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맛이 매우 순화된 편이다.

소노야 돈코츠 라멘은 일본 라멘 맛이기는 하지만 순대국밥 국물과 비슷한 거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 드는 맛이다. 국물에서는 구수한 돼지고기 향이 느껴진다. 설렁탕 향과 순대국밥 향의 중간쯤 되는 향이 느껴진다. 고기의 고소한 맛이 느껴지고, 고기 잡내는 별로 나지 않는다. 소노야 돈코츠 라멘의 국물은 돼지고기 향이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니다. 고기 향이 약해지는 것이 한국화된 일본 라멘의 첫 번째 특징이다.

소노야 돈코츠 라멘 국물 맛은 짠맛이 그렇게 강하지 않다. 인스턴트 라면의 짠맛과 비슷한 수준이다. 소노야도 체인점이기 때문에 매장에 따라 짠맛 강도가 살짝 달라질 수는 있지만, 먹자마자 바로 너무 짜다고 할 정도까지는 아니다. 소노야 돈코츠 라멘 국물의 짠맛 강도는 한국인들이 기본적으로 국물을 남김 없이 깔끔히 다 먹을 수 있을 정도다. 간을 살짝 강하게 맞춘 국밥의 짠맛 수준이다.

소노야 돈코츠 라멘은 맛이 부드러운 편이다. 양도 한 그릇으로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괜찮은 편이다.

소노야 돈코츠 라멘 국물의 특징 중 하나는 소노야에서 제공하는 마늘칩을 넣으면 맛이 변한다는 점이다. 돈코츠 라멘에 마늘칩을 넣으면 국물맛에 마늘향이 더해져서 국물은 보다 한국적인 맛이 되지만, 대신에 짠맛이 더 강하게 느껴진다. 소노야 돈코츠 라멘에 마늘칩을 넣으면 짠맛이 마늘향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며 화를 내는 것처럼 짠맛이 보다 공격적인 맛으로 변한다.

소노야 돈코츠 라멘은 아주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일본 라멘이다. 너무 특이한 맛을 즐기고 싶지 않고 별 생각 없이 일본 라멘을 즐기고 싶을 때 먹으면 딱 좋은 맛이다. 그리고 매우 한국화된 일본 라멘의 맛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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