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본 교과서는 브루나이 초등학교 1학년 말레이어 전통문자 자위 문자
익힘 교과서에요.
인터넷에서 세계 여러 국가의 아랍어 교과서를 쭉 찾아보던 중이었어요.
이슬람 국가 중에서는 아랍어가 정규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나라가 여러
국가 있어요. 동남아시아에서는 대표적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그리고
브루나이가 정규 교육 과정에 아랍어 과목이 있어요.
동남아시아의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의 아랍어
공교육은 놀랍게도 초등학교 1학년부터 시작되요. 이 점이 꽤 흥미로운
점이에요. 오히려 아랍 지역과 아주 인접해 있는 튀르키예, 이란 등이
공교육에서 아랍어 교육이 중학교 정도에 시작되요. 동남아시아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에서는 공교육 과정에서 아랍어 교육 과정이
상당히 빨리 시작되요.
그리고 이 세 국가는 또 초등학교 아랍어 교육에서 차이점이 있어요. 세 나라
중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는 공교육 아랍어 과정을 교육부가 아니라 종교성에서
담당해요. 세 나라 모두 아랍어 교육은 순수하게 외국어로써의 아랍어가 아니라
이슬람 교육 과정 중 쿠란을 읽기 위한 아랍어 학습이 목표이지만, 담당 부서가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는 종교성이라는 점에서 특기할 만 해요.
이 점은 상당히 흥미로운 점이에요. 왜냐하면 다른 비아랍권 이슬람
국가에서도 정규 교육 과정에 아랍어가 포함되어 있는 나라들이 여럿 있기는
하지만, 이들 국가에서 아랍어는 교육부에서 담당해요. 그렇지만 동남아시아
이슬람 국가들인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 그 중에서도 특히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에서는 아랍어 공교육은 교육부 담당이 아니라 종교 관련
부서가 담당한다는 점이 큰 차이에요.
"브루나이도 교과서 있겠지?"
인터넷으로 브루나이 아랍어 교과서를 찾아봤어요. 브루나이 아랍어 교과서는
찾기 조금 어려웠어요. 가장 큰 이유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교과서가
인터넷에 워낙 자료가 많아서 브루나이 교과서 자료는 잘 안 보였어요. 그러나
이쪽은 이쪽대로 찾는 방법이 있었어요. 머리를 조금 굴려서 찾자 쉽게 찾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구한 브루나이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교과서를 봤어요.
"글자 익히기 어디 갔어?"
브루나이 초등학교 1학년 아랍어 교과서에는 글자 익히기가 없었어요. 글자를
다 안다는 전제하에 진도가 진행되고 있었어요.
"아랍어 글자 안 배워? 안 배워도 다 안다구? 그럴 리가 없을 텐데?"
그래서 더 찾아봤어요. 브루나이에서는 현재도 아랍문자를 차용해 말레이어를
표기하는 자위 문자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자위 문자
글자책은 초등학교 1학년 과정에 있었어요.
"글자의 기원이 같으니까 글자 읽기는 자위 문자 글자책 교과서에서 다루고
아랍어 교과서에서는 별도로 안 다루는구나!"
이러자 이해가 되었어요. 말레이어 문자 중 아랍 문자를 차용해서 사용하는
자위 문자는 아랍 문자에 말레이어 특유의 발음을 표기하기 위한 글자가 몇 개
더 있어요. 그러니 자위 문자를 익히면 아랍 문자는 저절로 익히는 셈이 되요.
아랍 문자를 차용해서 사용하는 언어인 페르시아어, 우르두어를 국어로 삼는
이란, 파키스탄 등의 아랍어 교고서를 보면 실제 이런 식이에요.
브루나이 초등학교 1학년 말레이어 전통문자 자위 문자 익힘 교과서를 구해서
쭉 보기 시작했어요.
브루나이 초등학교 1학년 말레이어 전통문자 자위 문자 익힘 교과서 표지는
이렇게 생겼어요.
브루나이 초등학교 1학년 말레이어 아랍 문자 차용 전통문자 자위 문자 익힘
교과서 표지 중앙 상단에는 بچأن جاوي 라고 적혀 있었어요. 이것은 Bacaan
Jawi에요. '자위 읽기'라는 말이에요.
그 아래에는 درجه 1 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이것은 darjah 1이에요.
브루나이에서는 학년을 darjah라고 해요. 즉, 1학년이에요.
참고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모두 말레이-인도네시아어를
사용하지만 학년을 의미하는 단어가 달라요. 인도네시아에서는 Kelas,
말레이시아에서는 Tahun, 브루나이에서는 Darjah 를 사용해요. 그래서 만약
이들 국가의 교과서를 찾고 싶다면 '학년'이라는 단어를 주목해서 봐야 해요.
이것을 보고 어느 나라 교과서인지 구분해낼 수 있거든요.
그 아래에는 1학년 어린이가 책을 읽고 있는 사진이 있어요.
그 다음에는 목차가 나와요.
목차를 보면 제일 먼저 مڠنل دان مپبوت حروف جاوي 가 있어요. 로마자로는
Mengenal dan menyebut huruf Jawi 에요. '자위 문자를 알고 발음하기'라는
의미에요.
그 아래부터 본격적인 글자 익히기 과정이 시작된다고 나와요. مڠنل دان مپبوت
حروف ا مڠݢ ث 부터 시작해요. 로마자로는 Mengenal dan menyebut huruf Alif
hingga tha 에요. '알리프부터 타까지 알고 발음하기'라는 의미에요.
그 다음에 자위 문자 표가 나와요. 위의 표를 보면 빨간색 글자가 있어요.
빨간색 글자가 바로 아랍어에는 없는 문자들이에요. 아랍어에는 없는
말레이어의 자음을 표기하기 위해 따로 만든 글자들이에요.
자위 문자의 재미있는 특징이라면 ng 발음을 표기하는 문자가 ڠ라는 점이에요.
보통 아랍 문자를 차용한 언어들은 ng 발음을 표현하는 문자를 만들 때 n에
해당하는 ن에 변형을 가해요. 그렇지만 자위 문자는 ع 위에 점을 3개 찍어서 ng
발음을 표기하는 문자를 만들었어요.
이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자위 문자에는 ny 발음을 표기하는 문자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n에 해당하는 ن에 변형을 가한 ڽ는 ny를
표기하는 문자에요. 그리고 ng를 표기하는 문자를 ع 위에 점 3개를 찍어서 만든
거에요.
이후 본격적으로 자위 문자 학습이 시작되요.
먼저 위와 같이 독립형을 쭉 익혀요. 독립형이란 글자 하나만 쓸 때 사용하는
형태로, 다른 글자와 연결되지 않은 형태를 말해요.
그런데 이렇게 독립형으로 배우면서 글자들이 연결된 형태도 같이 익히는
식이에요.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이 있어요. 구성을 보면 한 번에 독립형, 어두형,
어중형, 어말형을 다 알려주고 학습하는 게 아니에요. 알려주는 건 독립형을
알려주는데 연습에서는 글자가 연결된 형태인 어두형, 어중형, 어말형도
연습하게 해요.
브루나이 초등학교 1학년 말레이어 아랍 문자 차용 전통문자 자위 문자 익힘
교과서를 보면 독립형을 다 익힌 후에 각 모음 - a, i, u 연결 형태를
배워요.
자음과 모음의 연결 형태를 이렇게 배우는 이유는 아랍 문자에서 글자를
이용해서 모음을 표기할 때 사용하는 글자가 ا ي و 이기 때문이에요.
이 책은 이것으로 끝나요. 자음과 아랍 문자에서 글자를 이용해 모음을 표기할
때 사용하는 글자 세 종류의 결합 방법까지 배우고 그것으로 끝이에요. 따로
어두형, 어중형, 어말형을 다루지 않아요.
"이거 참 특이하네?"
브루나이 초등학교 1학년 말레이어 아랍 문자 차용 전통문자 자위 문자 익힘
교과서는 얼핏 보면 특이할 게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특이한 책이었어요.
어두형, 어중형, 어말형을 따로 알려주지 않고 독립형을 알려줄 때 부수적으로
익히는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었어요. 교과서이니 혼자 공부하는 용도의
책이 아니지만요. 보통은 어떤 식으로든 어두형, 어중형, 어말형을 따로 익히게
하는데 이 책은 그런 것이 없었어요.
브루나이 초등학교 1학년 말레이어 아랍 문자 차용 전통문자 자위 문자 익힘
교과서는 동남아시아에서는 아랍 문자를 어떻게 배우는지를 볼 수 있는
책이었어요. 일반적인 구성과 차이가 있어서 꽤 재미있었어요. 단, 아랍어를
안다고 읽지는 못 해요. 아랍어를 알기 때문에 읽을 수 있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아랍어와 말레이어는 완전히 다르거든요. 특히 모음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유추가 불가능한 건 그냥 못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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